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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폐막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시드니 올림픽에선 국적을 옮긴 스타들이 많아 눈길.

수영에서 미국에 3개의 금메달을 안겨준 레니 크라이젤버그는 우크라이나 출신. 핸드볼 선수인 이츠토크 푸치는 유고슬라비아와 크로아티아에 금메달 1개씩을 선사했지만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슬로베니아를 위해 땀을 흘렸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 매리언 존스(미국)는 금메달을 딴 뒤 성조기와 함께 모국인 카리브의 소국 벨리즈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돌았다.

국적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그 나라에서 훈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수영의 '살아있는 전설' 알렉산더 포포프와 미카엘 클림은 호주 관중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국적은 각각 러시아와 독일.

카타르처럼 부유하지만 스포츠에서는 약소국인 나라는 1백만 달러의 거금을 들여 불가리아 역도선수들을 사오기도 했다.

○…시드니 시민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컵을 받았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1일 "시드니대회는 향후 올림픽 개최의 모범" 이라고 평하고 "시드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바로 시드니 시민" 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올림픽컵은 1896년 근대올림픽 창설이래 매회 올림픽 운동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사상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와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부터 관중 동원과 경기운영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에 따라 4년뒤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매일 예선과 준준결승, 결승 등 3개로 나눠 입장권 가격을 차등화하면서 몰린 관중이 하루 평균 1만3천여명에 달했고 나흘동안 약 5만명을 끌어모아 인기있는 종목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불필요한 경고 등 다소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이따금 드러났고, 선수들이 거의 비슷한 기술로 득점해 재미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와 향후 개선점으로 제시됐다.

○…여자 육상 2백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52년만에 조국 스리랑카에 첫 메달을 안긴 수산티카 자야싱헤가 파격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게 됐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은 1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더 할나위없이 자랑스럽다" 고 치하한 뒤 "자야싱헤가 자신이 원하는 나라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체재비, 훈련비를 포함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9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자야싱헤는 정부관리와의 섹스 스캔들, 금지약물복용으로 인한 출전금지 등의 시련을 겪었지만 이번 동메달과 함께 일약 스리랑카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 감기약 복용때문에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타나 금메달을 박탈당한 안드레아 라두칸(17)이 귀국, 루마니아에서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귀국행 비행기에서 17세 생일을 맞은 라두칸은 1일 공항에 나온 1천여명의 시민들의 환호를 받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생일선물" 이라며 오랜만에 밝은 표정을 지었다.

라두칸을 직접 영접한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루마니아대통령은 "그녀는 보배같은 내 딸이다" 며 '비운의 요정' 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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