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특사 9일 미국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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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이철희 기자]조명록(趙明祿.70)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오는 9~12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趙부위원장을 맞는 미국측 공식 창구이며, 趙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도 예방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趙특사의 방미는 양국 관계 개선에 있어 중요한 조치이며 한반도의 오랜 적대 상태를 종식시키려는 목표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고 덧붙였다.

趙부위원장은 북한의 사실상 2인자에 해당하는 권력 실세로 9월초 한국을 방문한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보다 국방위원회 내 서열이 높다.

趙부위원장의 방문은 지난달 27일부터 뉴욕에서 김계관(金桂寬)북한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특사 사이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회담에서 합의됐으며 북한측 제안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린 북.미회담 이래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 항의하며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미국측 제의에 소극적 반응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이 양측 대표단간의 실질적인 토의를 이끌 것이며 최근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임명된 웬디 셔먼 국무부 자문관도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개발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관해 북한과 미국측 협의가 답보상태에 있는 점에 비춰 북한은 趙부위원장 방미를 통해 현안들을 일괄타결하고 수교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30일 성명을 내고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미국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제반문제 해결을 도모할 것을 권유해 왔고 북.미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을 환영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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