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정보통신 주식공개매수 연기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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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장외시장의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인 평창정보통신 대주주가 자사주를 공개 매수하겠다며 소액주주로부터 48만여주를 받아놓고 대금 지불 약속을 지키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평창정보통신은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중의 하나인 알타비스타 한국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회사측은 "주가폭락 등에 따른 자금경색을 이유로 공개매수를 잠정 연기했을 뿐" 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주주들은 "주가가 떨어지자 공개매수를 취소하려 하거나 시간을 끌려는 의도" 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평창정보통신 대주주인 정현준 사장은 지난달 10일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권 안정과 평창정보통신의 성장을 위해 소액주주로부터 50만주를 주당 1만5천원에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까지 4백47명의 소액주주가 모두 48만1천8백52주를 鄭사장이 지정한 개인 증권계좌에 입고했다.

하지만 대금 결제일인 지난 26일 鄭사장은 알타비스타 주주 게시판을 통해 "공개매수를 잠정 연기하고 다음달 10일 재공지하겠다" 며 "소액주주가 공개매수를 철회할 경우 주식을 다시 이체해 주는 한편 우편비용과 교통비 보전 차원에서 1인당 3만원씩 지급하겠다" 고 발표했다.

이럴 경우 이 기간 중 이 회사 주식의 거래가격이 9천원에서 3천원으로 폭락, 공개매수에 응한 소액주주들이 30억원으로 추산되는 손실을 입게 된다.

투자자들은 "鄭사장이 회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매수를 발표한 뒤 대상자를 선정했고 이미 주권까지 입고돼 있어 상법상 매매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봐야 한다" 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다는 자세다.

한 인터넷 장외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에 등록돼 있지 않아 제도적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 며 "대주주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안그래도 침체된 제3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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