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견조한 회복세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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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지난주 폭락세를 보였던 주가가 이번주 들어 연 사흘째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팔자 물량을 내놓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이를 무난히 소화해내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종합지수는 600선에 근접했고 코스닥지수는 86선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주 투매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치열한 매매 공방을 벌이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정부가 잇따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종합지수 550선이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바닥 다지기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적어도 최근 거듭된 악재 출현에 따른 급락국면은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개미' 와 기관이 번갈아 이끈다〓개미들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연 닷새째 이어졌음에도 활발히 거래에 나서고 있다. 개미들이 선호하는 코스닥시장은 27일 6.2%나 올랐다.

이에 따라 거래량도 늘어 거래소시장의 경우 지난 26일에는 두달 만에 4억주를 넘어섰고 27일에도 3억7천만주에 달했다. 계속 줄어들었던 고객예탁금도 25일에는 1천3백억원 증가세로 반전됐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도 오랜만에 매수에 나섰다. 기관은 25일부터 27일까지 연 사흘간 1천7백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고비 때마다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투신권의 경우 대우 담보CP 등 2조5천억원의 자금지원이 예정됨에 따라 매수여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일고 있다.

김성태 제일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주가가 워낙 떨어져 각종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 아래 기관들이 주식편입 비율을 조금씩 늘리는 추세" 라고 말했다.

◇ 기존 악재의 위력 감소〓이번주 들어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는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다.

종전 같으면 국내 반도체주는 물론 전체 시장이 곤두박질칠 만한 내용이다. 외국인들도 미국시장 움직임에 연계해 순매도세를 지켰다. 그러나 시장은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국제유가 급등.대우차 매각 차질.반도체주 하락 등 최근 시장을 강타한 3대 악재의 위력도 약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정환 LG증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반락하고 있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는 충분히 떨어졌으며 정부의 2단계 구조조정 계획 발표 등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마저 일고 있다" 고 분석했다.

◇ 앞으로 전망은〓일단 강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도 지수 550~560의 지지선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추가 상승에는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과 주도주 출현 여부가 관건이며 궁극적으로 시장의 향배는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은 기술적 반등 국면으로 이해하며 지수 620~630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본다" 면서 "개인의 힘만으로는 주가상승에 한계가 있으며 새로운 재료가 나타나야 한다" 고 진단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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