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이유 없이 우는 아기… 장내세균이 문제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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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혹시 이런 경험을 해보셨나요?

어느날 저녁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하여 젖병을 물려보지만 아기는 얼굴을 돌린다. 기저기를 살펴봐도 깨끗하다. 아기를 안고 달래 보지만 아기는 좀처럼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혹시 몰라 체온을 재보지만 정상이다. 그날 저녁은 그렇게 우는 아기와 씨름을 하며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느 저녁 아기가 또 다시 울기 시작한다. 아무리 살펴보고 연구를 해봐도 아기가 왜 우는지 모르겠다. 정말로 답답하다. 아기가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석진 교수

아기가 이유 없이 자꾸 우니 걱정이 된다. 무지한 부모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게 아닐까 싶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선생님도 뾰족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어느덧 아기가 이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근데 이 녀석은 툭하면 배가 아파서 밥을 먹기 싫다고 한다.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을 안먹으려고 핑계되는 것 같아서 억지로 먹이자니 그러는 나도 억지로 먹는 아이도 마음이 상한다.

당신에게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당신의 아기는 콜릭(Colic)일 수 있다.

콜릭은 정상적인 아기가 특별한 이유없이 장시간, 반복적으로 우는 경우를 말하는 의학용어이다. 특히 이 현상은 주기적인 (예를들어 이른 저녁시간)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콜릭은 일반적으로 생후 6 주에서 8 주 정도 사이에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없어지기도 한다.

콜릭의 진단은 미국 소아과 의사인 Dr. 위셀이 1950년대에 만든 ‘3-3-3 rule’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3-3-3 rule 이란 건강한 아기가 하루에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그리고 3주 이상 연속, 비정상적으로 우는 경우를 말한다.

콜릭의 정확한 발생기전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과식, 스트레스, 음식 알레르기, 가스를 형성하는 음식이나 주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콜릭은 모유를 먹는 아기들보다 분유를 먹는 아기들에게서 더 자주 발생되며 이는 장내세균의 구성과 관련이 있다고 이해되고 있다. 아기의 장에 유익균의 수가 부족하면 유해균의 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이들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가스에 의해 복부 팽만감이나 불쾌감이 생겨 아기가 울게된다는 것이다.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의 섭취가 장내 유익한 세균수를 증가시켜 콜릭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아기가 운다고 무조건 콜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울음은 아기에겐 중요한 의사표현 방법 중의 하나이며 아기가 하루에 우는데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2~3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기가 비정상적으로 우는 것은 유당불분해증(Lactose intolerance) 혹은 장염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오래 방치하거나 정확한 진단 없이 함부로 약물을 사용해선 안되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로 인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나무·물·산(www.vsl3.co.kr)의 대표를 맡아 바른 식생활과 유익한 균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칼럼 게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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