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홍석천 "동성애 경험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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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탤런트 홍석천(29)씨가 24일 발매예정인 월간 '여성중앙21' 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적정체성과 관련, 동성애 경험을 고백해 방송가 안팎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커밍아웃(동성애자가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공공연히 밝히는 것)' 을 국내에서 유명연예인이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씨가 자신의 성적정체성에 대해 밝히게 된 것은 이달초 한 TV토크쇼 녹화장에서 동료출연자가 동성애자 아니냐는 식의 농담을 던진 것에 대해 "그렇다" 고 대답하면서부터. 당시의 발언은 편집과정에서 제외돼 방송되지 않았지만, 소문을 들은 '여성중앙21' 기자의 질문에 홍씨는 자신의 내면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홍씨는 '여성중앙21' 의 보도내용을 확인하려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부분적으로는 부정확한 내용도 있지만, 전반적인 맥락은 사실" 이라고 이를 확인해주었다.

홍씨는 "밝힐 것은 밝히고, 솔직하게 살고 싶었다" 면서 "남자들의 룸살롱 출입이나 일부 젊은 남녀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풋사랑을 나누는 일 등은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묵인하는 반면, 이런(동성애를 지칭) 개개인의 삶은 인정하지 않고 색안경을 쓰고 보는 풍토가 싫었다" 고 말했다.

홍씨는 또 "사회적 불이익 만을 생각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보다도 연예계에서 성공이라면 성공을 한 제가 얘기함으로써 설령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면서라도 이런 문제를 놓고 가족간에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랬다" 고 발언동기를 설명했다.

홍씨의 일은 그동안 가족들도 몰랐던 것이기 때문에 현재 심리적 부담이 적지않은 상태. '여성중앙21' 의 보도내용이 일부 다른 매체를 통해 사전에 알려지면서, 출연중인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진으로부터도 출연여부 관련 전화를 받기도 했다.

홍씨는 "이같은 것은 특별할 것 없는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영혼의 문제" 라면서 "장애인을 편견없이 봐달라는 마음과 마찬가지" 라고 말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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