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지 묻고 또 물어보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열일곱 살의 인생론
안광복 지음
사계절출판사
170쪽, 9800원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할까, 삶의 낙오자는 언제 결정될까, 인정받아야 행복한 삶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청소년들이 가질 법한 근본적인 의문들을 철학적으로 풀어본 책이다. ‘철학’이라 해서 어려운 개념을 두루뭉수리 나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철학박사면서 현직 고교 교사인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소화해낸 답을 구체적인 경험을 들어가며 들려준다.

저자가 가장 강조한 것은 삶에 대한 성찰이다. 고민 없이 목표지향적으로만 일주하는 삶을 경계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얻는 몰입의 기쁨. 마치 마라토너들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처럼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행복할 테지만, 평생을 ‘러너스 하이’상태로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만족한 인생을 보내게 될까’를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는 다그침이다.

어찌 보면 결론은 뻔하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 끝없는 욕심은 정신으로만 채워지지, 물질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인생의 낙오자는 없다” 등 구구절절 밑줄을 그어야할 인생의 잠언들이다. 그 결론으로 가기까지, 생각하는 길을 일러주는 게 이 책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또 많은 어른들이 이런 고민들을 유예하며 산다. 일단 대학에 가고 보자, 취직을 하고 보자, 집을 사고 보자란 세태에 떼밀려서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고민은 늦춘 사람은 40,50대에 이르러 ‘인생병’을 크게 앓는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철학적인 성찰로 영혼을 크고 단단하게 만든 청소년들은 대책 없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