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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계무용축제 서울서 열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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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무용의 다양한 흐름을 국내에 소개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세계무용축제(SIDance)가 올해도 계속된다.

3회를 맞는 이번 SIDance2000은 23일부터 10월 24일까지 한달동안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호암아트홀 등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특별한 주제 없이 펼쳐지는 올해 축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외 30개 팀의 공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프랑스 필립 드쿠플레 DCA 무용단과 일본 H.아트 카오스 무용단, 그리고 스위스 링가 무용단이다.

필립 드쿠플레 DCA 무용단(10월 16~1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과 H.아트 카오스 무용단(10월 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모두 지난해 내한공연에서 독창적인 안무와 연출력으로 객석의 열렬한 반응을 얻어냈던 팀들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DCA를 이끄는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는 지난 1992년 서른한살의 나이로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개막축전 총연출을 맡을만큼 재능을 인정받는 인물. 춤과 서커스를 결합한다거나, 전통적 춤 테크닉과 첨단 테크놀로지를 아주 자연스럽게 뒤섞는 등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 프랑스에서는 아예 '드쿠플레스크' (드쿠플레 식)라는 그의 이름을 딴 형용사가 등장했을 정도다.

사회학자와 저널리스트 부모를 둔 안정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열다섯살 때 가출해 서커스학교에서 외발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이런 경력 탓인지 그의 작품에는 곡예에 가까운 묘기가 늘 끼어든다.

지난해 선보인 '샤잠' 에서는 독특한 영상기술로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고난도 서커스를 선보였고, 이번 초청작 '트리통' 역시 무용수들이 반구(半球) 위에서 춤을 추는 기교를 선사한다.

'트리통' 은 올 한해만도 스위스.오스트리아.노르웨이.포르투갈.베트남.대만 순회공연을 가진 데 이어 SIDance 이후 일본공연도 준비돼 있다.

관객을 압도하는 신들린듯한 독무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으로 탄성을 자아냈던 H.아트 카오스 무용단은 올해 '봄의 제전' 과 '돌리' , 두 작품을 선보인다.

안무가 오오시마 사키코와 일본에서 춤을 가장 잘 춘다는 재일교포 무용수 시라카와 나오코가 주축이 된 H.아트 카오스 무용단은 올해 초 미국 공연에서 '기적의 춤' 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번에 선보이는 '봄의 제전' 은 '로미오와 줄리엣' 과 함께 이 단체의 대표작으로 물이 담긴 욕조가 무대 위에 올라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던져 준다.

한편 '돌리' 는 복제양 돌리에서 소재를 딴 작품으로 9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초연했다.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링가무용단(10월 14~1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SIDance조직위원회가 준비한 히든 카드. 바흐 음악을 재해석하고(바흐 1043), 테크노 DJ가 무대 위에 등장(트레팍)하는 이들의 대중적인 춤은 화제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제1회 SIDance에 초청받았던 벨기에의 페드로 포웰스(10월 11~1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8명의 여성 안무가들이 각기 다르게 해석한 '빈사의 백조 8인 연작' 을 소개한다.

페드로 포웰스 공연에는 올해 프랑스 리옹 비엔날레 초청작인 댄스시어터온의 '데자뷔' (11일.홍승엽 안무)와 창무회의 '하늘의 눈' (12일.김매자 안무)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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