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연초에 다이어트 시작해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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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헬스코치벌써 2010년도 열흘이 지나고 있다. 많은 목표를 세웠겠지만 그중에 결심하기도, 그리고 허물어지기도 가장 쉬운 것이 건강 목표이다. 내 몸은 내가 주인인 연유이다.

새해에 가장 많이 세우는 건강 목표는 아마 금연과 다이어트일 것이다. 다이어트는 금연과 더불어 가장 흔히 세우는 새해 건강목표인데, 언제 시작할까를 물어보면 ‘글쎄’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연을 1월 1일부터 하겠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다이어트를 연초부터 하겠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여기에는 연초부터 뭔가 고생하고 싶지 않다는 자기합리화부터 다이어트는 담배끊기처럼 시점을 딱 정해놓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이어트야 말로 연초부터 지금 당장 시작해야 실패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다는 것이 나의 오랜 진료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차일피일 미루다 어떤 계기가 오면 결심하고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실패의 수렁에 다시 빠지게 된다. 조 작심(가명)양의 예를 살펴보자. 조양은 2009년 신년초에 60kg인 몸무게를 54kg까지 감량하여 2009년 여름에는 기필코 옷장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짧은 원피스나 비키니를 입어보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저런 일로 차일피일 미루던 조양의 눈이 번쩍 뜨인 것은 6월달, 친구 김양이 눈에 띄게 날씬해진 후였다. 연초에 만났던 김양과 6월달의 김양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김양은 새해초부터 꾸준히 체중감량을 하여 연초 대비 8kg을 감량한 상태였다. 연초만 해도 조양은 60kg, 김양은 64kg여서 조양은 김양에게 살좀 빼라고 은근히 핀잔도 주고 하였는데 조양은 61kg, 김양은 56kg로 처지가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조바심이 난 조양은 그때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하였다. 한달에 4kg씩, 두달동안 8kg을 감량하여 이번 여름에는 기필코 비키니를 입고 말겠다는 투지를 불살랐다.

순순히 잘 빠지던 체중에 문제가 생긴 것은 3주동안 3kg을 감량하고 난 후였다. 7월달이 되면서 사람들의 옷이 얇아지고 짧아졌다. 그러자 숨어 있는 몸매들이 점점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조양은 조급해졌다. 거리에는 날씬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쇼윈도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정작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택한 방법은 한끼는 단식하고, 하루에 두끼 원푸드 다이어트였다. 10일간 2.5kg을 감량하였지만 그녀의 인내력은 바닥을 드러내었고 무리한 식사 억제는 결국은 욕구불만으로 분출하였다. 견디지 못한 그녀는 백기를 들었고 그것으로 다이어트는 끝이었다. 한달여 동안 노력하여 감량한 5.5kg은 불과 2주만에 물거품이 되어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다이어트 인생에서 또 한번의 도전 실패와 더불어 다이어트 내성, 셀룰라이트를 숙제로 떠안게 되었다. 되려 10일간의 극단적인 식사 억제는 기초대사량의 감소란 약점까지 하나 더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교훈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찾는다는 교훈이다. 만약 그녀가 신년초부터 계획을 세우고 한달에 3kg정도의 체중감량을 꾸준히 하였다면 3달이면 자신이 원하는 몸무게를 모두 감량하고 여름이 왔을 때 살찌지 않는 체질로의 굳히기 훈련을 하고 있었을 터였다. 2010년 다이어트 계획은 지금부터 실천하기를 바라며 몇 가지 원칙을 말씀드린다.

2010년 다이어트 훈련 3단계

1) 목표설정
비만자의 경우 올해 체중감량 목표는 자신의 체중의 10%로 하라. 현재의 체중을 60kg라고 한다면 6kg이며 100kg이면 10kg이 다이어트 목표가 되는 셈이다. 물론 지금의 목표보다 늘려잡는 것은 무방하다. 10%를 목표로 잡는 이유는 10%만 본인이 할수 있게 되면 나머지는 저절로 알아서 되기 때문이다.

2) 체중 감량 로드맵
5%는 1달동안 빼고 나머지 5%는 2달동안 빼라. 짧은 기간동안 원하는 체중을 다 빼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다이어트 성공 여부는 초기의 감량 속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시작이 반’ 법칙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결심이 굳고 인내력이 강한 다이어트 결심자라고 하더라도 초반에 다이어트 속도가 지지부진하면 결국에는 나가 떨어지게 된다.

3)체중 감량 훈련 원칙
초기의 위를 줄이는 동안 당신은 훈련중인 선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훈련중인 선수가 편안하고 만족해서는 훌륭한 선수로 대성할 수 없다. 초반 5% 동안은 배가 고파야 한다. 이것은 기초 대사량과 활동 대사량을 더한 값보다 식사량이 20-30%정도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반 5% 동안은 배가 고프기보다는 출출한 정도이다. 기초대사량과 활동대사량을 더한 값보다 식사칼로리가 약간 적더라도 체중은 지속적으로 감소속도를 그린다.

4)살찌지 않는 몸으로 다지기 시작
그리고 난후 2-3달동안은 살찌지 않는 몸으로 다지기를 시행하라. 이때의 식사원칙은 배가 부르지 않게 먹는 것이다. 이미 위 줄이기를 어느정도 완성하였기 때문에 다이어트 훈련전 먹던 양보다 30% 이상이 줄더라도 배가 고프지 않다. 그리고 배고픔에 대해서 통제력이 생긴 자신의 위는 배고픔을 오히려 편안하게 즐겁게 받아들이게 된다. 따라서 연속적으로 배부르게만 과식하지 않는다면 이전의 커다란 위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위에 대한 통제력이 생긴 후부터는 근육량을 늘리는 연습을 한다. 근육량이 1kg 늘어나면 기초대사량은 50-60kcal 정도 더 올라간다. 근육 3kg만 늘려도 아이스크림 한 개를 더 먹을수 있는 자유를 얻는 것이다.

조양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남들이 송년회로 바쁠 12월 중순부터 다이어트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3주가 지난 지금 3kg을 감량하였다. 남들이 오히려 잦은 회식으로 체중이 늘고 있을 즈음 그녀는 건실하게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였다. 그녀가 작년보다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체중계의 저울을 움직이는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자신의 해묵은 비만원인을 꼼꼼히 점검하고 하나하나 바꾸어나가는 꾸준함과 기본중시 원칙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그녀의 올 여름 비키니 계획은 99% 성공을 거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연초에 다이어트 시도해야 한다

기실 모든 사람이 다 다이어트를 연초에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연초에 바쁜 프로젝트가 있거나 승진 심사등의 큰 일이 있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다소 미루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의 감정 컨트롤을 잘 할수 있는 사람들은 연초 다이어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수 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연초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실패확률을 줄일수 있다.

1. 여름철에 날씬한 옷이나 수영복을 입고자 하는 여성들
2. 친구와 은연중 자신의 몸매를 비교하는 경향이 잦은 사람들
3. 다이어트를 여러번 시도하여 실패경험이 많은 사람들
4. 다이어트우울증이나 강박증이 있는 사람들
5. 연말연시의 잦은 회식으로 갑작스레 체중이 늘어난 사람들.
6. 연초의 겨울 방학이 자유로운 학생들이나 입학생들, 즉 봄이 되면서부터 매우 바빠 다이어트에 시간이나 에너지를 투자할수 없는 사람들

<다이어트 강박증 체크>

다이어트를 거론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당신이 혹시 다이어트 콤플렉스에 빠져있지 않은지 냉정하게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아래 항목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당신은 지금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다이어트 강박증 확인 사항

1. 음식을 먹을 때 얼마만큼 먹는지 신경 쓰는가?
2. 다른 사람들이 내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할지 신경 쓰는가?
3.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다이어트 생각에 한숨이 나오는가?
4. 다른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종류나 양에 신경이 쓰이는가?
5. 남보다 먼저 숟가락을 놓거나 적게 먹으려고 신경 쓰는가?
6. 앞에 먹고 싶은 음식을 두고 못 먹었을 때 두고두고 신경이 쓰이는가?
7. 사람들, 특히 동성을 볼 때면 습관적으로 그 사람의 체중을 따지는가?
8. 다른 사람이 나를 뚱뚱하다고 할까 신경이 쓰이는가?

* 참고서적 : 31일 락다이어트습관

가끔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편하게 행동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고 자신을 편하게 하는 긍정적인 세상살이 방식이다. 그러나 몸에서만큼은, 특히 그 몸이 이전의 방만과 무절제로 흐트러져 있는 상태라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0년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지금부터 다시 출발하자.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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