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6개 양조장, 단일 브랜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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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산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막걸리.

아산지역 6개 막걸리 양조장이 합병을 추진한다. 단일 브랜드를 만들어 포천 이동막걸리 등과 경쟁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조만간 아산의 대표 특산물인 맑은 쌀과 배로 빚은 막걸리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는 지난 10월부터 시청 민원위생과, 농정과, 농협, 음식업조합, 지역 6개 양조장 업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TFT(프로젝트팀)를 구성해 아산 막걸리 공동 브랜드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서울, 경기도 포천, 전북 전주 등 전통 막걸리가 알려진 선진지 여러 곳을 다니며 벤치마킹을 했다. 양조장 업체 대표들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막걸리 회사들이 최근 들어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서울탁주의 경우 크고 작은 50여 개 양조장이 합병해 만든 브랜드다. 양조장이 난립해 있던 포천 이동막걸리도 최근 합병을 이뤄냈다. 전주의 경우도 18개 업체가 합병해 만든 공동 브랜드 막걸리를 팔고 있다.

아산시는 6개 양조장 합병에 앞서 공동 브랜드부터 내놓기로 했다. ‘토종비결’이라는 아산의 농·특산품 공동브랜드를 살릴 예정이다. 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는 이를 위해 생산 공정 기준을 마련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또 합병 이후 단일 법인이 설립되면 유통방식도 개선할 예정이다. 기존의 주문배달 방식을 탈피해 전문적인 유통업체가 관내 대형 마트와 식당에 체계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상설시장 내 먹을 거리 장터에 막걸리 거리를 만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20여 개에 달하는 음식점 어디를 찾던 토종비결 생 막걸리를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배로 만드는 막걸리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끌기 위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이순신 축제 기간에 막걸리 산업관과 제조 모형전시관 등을 운영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현재 아산에서 유통되는 막걸리 60~70%는 외지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하지만 양조장 합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6개 양조장 중 제대로 시설을 갖춘 곳이 전무한 실정이다. 합병 후 단일 법인을 만들 경우 6명의 대표가 일부 자본을 투자, 최신 장비를 갖춘 생산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아산시 민원위생과 김기봉 식품위생팀장은 “업체간 합병을 통해 30억 규모의 생산시설을 새로 지은 타 지역 막걸리 공장의 경우 10억 자부담에 20억원의 국·도비 예산을 지원 받은 예가 있다. 양조장 대표들이 자기 자본 투자 원칙에 합의한 만큼 생산시설 확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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