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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학자들 "대선서 고어 승리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 정치학자들은 오는 11월 7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를 제치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미 ABC방송이 지난 28일 보도했다.

ABC에 따르면 3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연례 정치학자대회에서 자신들이 예상하는 선거 결과를 밝힐 정치학자 8명 전원이 고어 부통령을 승자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학자들 가운데 위스콘신대학 토머스 홀브룩 교수는 60%대40%의 큰 차이로, 아메리칸대학 앨런 리트먼 교수는 51%대49%의 근소한 차이로 고어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대부분 학자들은 6~10% 포인트 정도의 차이로 고어가 이긴다고 전망했다.

선거 초반 부시에게 계속 끌려다니던 고어가 이처럼 급상승한 것은 지난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때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보여준 강력한 카리스마와 민생공약이 민주당원과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고어는 연설문을 스스로 작성해가며 승부수를 던졌는데 그게 먹혔다" 고 보도했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 유권자들은 고어가 클린턴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보건.환경.교육 등 각종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선거전문가들은 또 시드니 올림픽 때문에 9월 유세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며, 10월의 TV토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정책과 토론에 능한 고어가 더욱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미 마케팅전문조사업체인 인터내셔널 커뮤니케 리서치(ICR)가 23~28일 등록투표자 7백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오차범위 ±3. 5%포인트)에서 고어 44%, 부시 41%로 나타나 고어가 1주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CNN은 28일 부시가 전세를 다시 역전시켜 고어 후보에게 1%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CNN이 USA투데이.갤럽과 함께 지난 24~27일 전국 예상투표자 6백6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시 46%, 고어 45%의 지지율을 보였다.

녹색당 랠프 네이더는 3%, 개혁당 팻 뷰캐넌은 1%였다. 그러나 고어와 부시의 차이는 오차범위(±4%포인트)이내이기 때문에 사실상 두 후보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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