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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재테크] (1) 사업속도 빠른 길음 조합원 적은 왕십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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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서울시내 낙후 지역을 개발하는 뉴타운사업의 개발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뉴타운사업지로 선정된 15곳 중 시범사업지 3곳이 사업에 들어갔고, 1차 12곳의 기본계획안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뉴타운별 시장동향과 투자유의점 등을 주 1회씩 싣는다.

지난해 기본계획이 확정된 길음.왕십리.은평 등 3개 뉴타운 시범사업지의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은평은 공영개발방식으로 추진돼 투자할 곳이 없는 반면, 길음과 왕십리의 경우 뉴타운 덕에 활기를 띠는 재개발 쪽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이미 재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길음에선 후발구역들이 사업을 서두르고, 왕십리는 재개발추진위가 결성되면서 개발에 닻을 올렸다.

성북구 길음동 일대 28만7000평의 '주거중심형' 길음 뉴타운은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뉴타운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재개발이 활발해 이미 5개 구역이 완공되거나 착공에 들어갔다. 남은 구역 중 7, 8구역과 9구역이 올해 구역지정 신청을 했고 역세권구역이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7~9구역의 재개발구역지정이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평짜리 기준으로 시세는 지하철 길음역에서 가까운 9구역이 평당 1500만~1700만원선. 8구역이 이보다 50만원 정도 낮고, 7구역은 8구역보다 50만원가량 싸게 형성돼 있다. 역세권 구역엔 사설학원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가장 비싸며 평당 2000만원까지 나간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시세를 주도하는 5, 6구역에 비해 나머지 구역들이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본다. 현재 9구역의 30평대 시세가 5, 6구역의 3억7000만~4억원에 못 미치는 3억200만~3억3000만원 정도여서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입주가 멀지 않은 2, 4구역도 입주 때까지 5, 6구역 가격에 근접할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예상한다. 구역별로는 8구역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길음 뉴타운 중심지인 데다 자립형 사립고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역세권구역은 사업속도가 느린데 비해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재개발이 될지, 재건축으로 갈지 사업방향도 불투명하다. 온누리공인 조규주 사장은 "5평 이하로 쪼개진 지분의 경우 보상만 받고 입주권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40평형대에 들어가려면 평가액이 2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40평 이상의 지분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쪼개진 지분이 많지 않아 단독주택이라면 10평 미만이더라도 30평형대를 분양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 10만2000평에 추진 중인 '도심형 복합타운' 왕십리 뉴타운은 5000여가구의 아파트촌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곳은 한창 복원공사 중인 청계천 옆이고 도심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1~3구역으로 나눠 재개발방식으로 사업이 진행 중인데 지분 쪼개기가 거의 없어 조합원 수가 적다는 점이 투자매력으로 꼽힌다. 뉴타운 지정 전에 재개발사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다.

세입자용 임대를 제외한 3900가구가 지어질 계획이고 조합원 수는 2500명으로 추산돼 일반 분양분이 건립가구수의 40%에 가깝다. 조합원들은 지분 크기에 관계없이 대부분 30평형대 이상을 분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분 값이 그동안 크게 올라 20평 이상짜리의 경우 평당 1300만~1400만원이었다. 21세기공인 김주진 사장은 "구역 지정이 되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인근 황학동이나 금호동 등의 재개발 지분 시세를 감안할 때 평당 1500만원 이상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십리 뉴타운의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한꺼번에 사업을 추진하려던 서울시의 계획과 달리 3개 구역이 각각의 추진위를 구성해 주민동의를 받으면서 아직 구역지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구역마다 주민동의율이 60% 정도로 올해 안에는 구역지정 신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원래 2006년 말 완공 예정이었는데 이런 속도라면 2년 정도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분이 대부분 20평대 이상이어서 투자금이 3억원 안팎으로 다른 재개발구역보다 많이 드는 편이다.

구역지정 등으로 사업계획이 구체화하면 구역에 따라 시세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3구역은 대지가 크고 지하철 2호선을 낀 역세권이라는 이점이 있고, 1.2구역은 청계천변이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지금으로선 어느 구역이 낫다고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청계천 복원사업, 구역 간 사업속도 경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두 수용해 도시개발방식으로 추진되는 은평뉴타운은 3개 지구로 나눠 개발되는데 1지구가 가장 먼저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중이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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