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일문일답] “평창 올림픽 유치, 나도 국민도 정부도 뛰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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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의 주요 업체 부스를 관람하는 동안 행사 취재차 현장에 있던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틈틈이 이야기를 나눴다.

- 건강은 괜찮으신지.

“네.”

-이 전시회 관람은 처음이죠.

“그러고 보니 처음이네요.”

-모처럼의 나들이인데 국민께 한 말씀.

“이 쇼(CES를 지칭)를 하는 이유가 전 세계에서 제일 강한 사람을 포함해 다 모여 서로 비교 분석해 보라는 취지입니다. 한국은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교육·문화 모든 분야에서 항상 자기 위치를 쥐고 가야 변화무쌍한 21세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려면 “각 분야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말도 했다.)

- 국제적 판세를 볼 때 강원도 평창 겨울올림픽의 유치 가능성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

- 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식사할 계획은.

“IOC의 전·현직 위원들과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앞으로도 해외에 자주 나오실 건가요.

“그래야겠지요.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10곳 합친 것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는데 얼마나 부담이 되겠습니까. 기업에 부담, 내게도 부담, 직원도 부담….”

- 국내 경기 전망은.

“그렇게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같지는 않을 듯해요.”

-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뜨거운데 국민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 개인도 그렇고 국민·정부 다 힘을 합쳐서 한쪽을 보고 열심히 뛰어야죠.”

- 경영 복귀는 언제쯤….

“아직 멀었어요.”

- 중국이 삼성 부스를 포위한 상황이던데 중국의 맹추격에 대해서….

“중국은 조금 시간이 걸릴 거예요.”

- 일본 소니·파나소닉을 돌아보시니 어떤지.

“겁은 안 나요 나는. 그래도 신경은 써야죠.”

- 기초기술이 강해서 그런가요.

“기초와 디자인에서 우리가 앞섰으니…. 한번 앞선 걸 뒤쫓아오려면 참 힘들어요.”

-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보세요.

“아이고, 턱도 없어요. 아직 멀었어요. 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이라고, 10년 전에 여기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의 크기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 여기 함께 온 자제분들이 주역인데, 길을 잘 닦아나가고 있나요.

“아직 배워야죠. 이렇게 내가 손잡고 다니는 것이 아직 어린애….”

라스베이거스=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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