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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조기졸업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광주여대는 개교한 지 3년6개월 만인 지난 22일 첫 졸업식을 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은 1백18명. 2백80명의 4학년 재학생 중 무려 42%가 조기졸업을 한 것이다.조기 졸업생 가운데 70명은 이미 직장을 잡았다.취업률은 59%. 같은 지역에 있는 국립 전남대의 6월 취업률보다 높다.광주여대 신방섭(申芳燮)총장은 "지방 사립대학이 이런 실적을 올린 것은 놀라운 성과" 라고 자랑했다.

지방 대학생들의 조기졸업이 크게 늘고 있다.

비싼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고 조기졸업자는 우등생으로 분류되는 등 취업에 좋은 무기가 되기 때문에 지방대생들이 조기졸업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학교측도 졸업필수 이수학점 단위를 낮추는 등 조기졸업 촉진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북 익산의 원광대는 26일의 1999학년도 후기졸업식에서 32명이 7학기 만에 졸업장을 받는다.지난 2월의 2명을 합하면 올해 조기졸업자는 34명. 98년에는 한명뿐이었다.전북대도 올해 조기졸업자가 59명으로 늘었다.96년 24명, 97년 26명, 98년에는 3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 단 한명의 조기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던 부산외국어대는 8명의 조기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부산대도 지난해 7명에서 올해엔 13명으로 늘었다.

충남대.목원대.대전대.영남대 등에서도 올 하기 조기졸업자들의 수가 예년에 비해 최고 2.5배까지 증가했다.이같은 경향은 최근 수도권 대학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균관대는 62명의 조기졸업자를 배출했고 서강대에서는 9명이 나오는 등 조기졸업자가 크게 느는 추세다.원광대를 조기졸업하는 구좌성(具左成.26.행정4)씨는 "조기졸업하는 데 힘은 들었지만 한 학기 등록금 2백여만원을 절약했다" 며 "취업시 '우등생' 우대를 받고 취업시즌까지 학점에 신경쓰지 않고 취업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 말했다.

조기졸업에 학교측도 적극적이다.광주여대는 계절학기를 대폭 강화해 조기졸업을 유도하고 있다.여름과 겨울학기 중에 개설하는 강좌를 정규학기와 다르게 차별화했고 산업체 인턴 근무에도 학점을 부여하는 등 산.학연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원광대 김명희(金明熙)교무처장은 "우수한 학생을 일찍 졸업시켜 취업에 유리하도록 유도하는 수혜자 중심의 교육정책이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다" 고 말했다.

서형식.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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