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가는 삼성·한화 최소 3000명씩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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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입주를 희망한 삼성·한화 등이 각각 최소 3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또 대기업 중 삼성과 한화 외에 롯데가 식품과학연구소를 세종시에 입주시킬 예정이며, 오스트리아 태양광 모듈 생산 업체인 SSF그룹이 세종시에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3000명 이상을 고용해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세종시에 유입되도록 하고, 한화의 경우 7000명의 거주민이 생길 수 있다는 계획안을 11일 정부의 세종시 최종안 발표 뒤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 기업과 고용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을 입주시키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게 일자리 창출인 만큼 투자 금액보다는 몇 명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세종시 입주 기업을 추가로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고용 창출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특히 삼성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대신 태양전지 등 녹색성장산업과 LED 사업, 1000명 이상이 일할 수 있는 콜센터의 입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총투자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화의 경우, 2020년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웅진의 투자규모도 1조여원에 달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동안 유보적이던 LG그룹은 이날 입주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LG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 및 입주 조건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대로 계열사 중 몇몇 회사를 중심으로 입주 타당성 및 적합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MB, “의연하고 당당하게”=이 대통령은 8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조찬 회동을 하며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정 대표가 전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업과 대학들에 너무 많은 땅을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여권 관계자가 밝혔다. “세종시에 입주하길 희망하는 주요 기업은 132만㎡, 165만㎡를 요구했으나 각각 33만㎡ 정도씩 깎였다.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한 것은 자족용지가 크지 않은 데다 특혜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세종시 수정안은 11일 오전 10시 정운찬 총리가 발표한다.

고정애·정효식·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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