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사람들] 배드민턴에 푹 빠져사는 70대 윤여홍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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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한다. 등산·테니스·축구 등 대중적 운동은 물론, 산삼캐기 산행팀 등 이색 모임도 소개한다.

김정규 기자

배드민턴을 통해 건강을 찾고 새로운 삶도 시작했다는 윤여홍씨가 서브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영회 기자]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세상이 달라졌어요.”

윤여홍(74·천안시 동남구 원성동)씨의 일상이 달라졌다. 건강과 체력이 여느 젊은이 못지않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고 자랑한다.

윤씨의 ‘운동 자랑’ 계기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여름 어느 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단순한 피로로만 여겼던 그는 천안 충무병원을 찾아 ‘아찔한’ 진단을 받았다. 혈압이 높아져 목뒤 부분 혈관이 터졌다고 했다. 사업을 하며 스트레스와 육체피로가 겹쳐 발생한 것이다.

의사의 지시대로 입원을 하고 1개월 정도 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건강 유지를 위해 “신경 쓰는 일은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때마다 찾아오는 당좌어음과 수 백 만원의 운영비가 그를 옥죄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대학교에 다니던 아들들이 휴학계를 냈다. 이때부터 2년 여에 걸쳐 사업을 정리했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긴 했지만 건강이 이내 좋아지진 않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에도 어지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 무렵 동종 업계에서 일하던 동료가 권했다. “배드민턴을 해 봐라.”

조태구(76)씨가 “나도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조언했다.

90년도,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몸이 무거워 뛰지도 못하고, 공도 제대로 맞히지 못 할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히 체육관을 찾았다.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높았던 혈압이 하향세를 그렸다. 근력도 좋아졌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 배드민턴 연합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당시 연합회장을 맡고 있던 조태구씨의 배려도 있었다. 배드민턴 실력도 선수 수준이 됐다. 그는 2007년부터 3년간 전국 대회(장관기 70대 부문)에서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지금도 그때 따온 금메달을 볼 때면 뿌듯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지금 맡고 있는 향교의 전교 일도 더욱 열정적으로 한다.

그는 지금 누구 못지않은 ‘배드민턴 전도사’를 자처한다. “남녀노소가 함께 땀 흘려 운동하고 웃으며 같이 즐길 수 있어 화합차원에서 아주 좋다”고 자랑한다. 운동 중 최고란다.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 하는 손자들을 보면 미소가 절로 난다. 함께 하자는 제안에 등을 돌린 아내가 불쌍(?)하고 안쓰럽기만 하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3번씩 천안시 청당동 배드민턴 체육관을 찾는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집을 나서는 것조차 그에겐 즐거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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