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경인년 호랑이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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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올해는 간지(干支)상으로 경인년(庚寅年) 호랑이 해다. 호랑이는 예부터 동물의 왕으로 군림하면서 위엄·용맹의 표상으로 신성한 자리를 지켜 왔다. 특히 속담·민담·민화에 등장하는 등 우리 민족에게는 친근한 동물이다.

간지상 해는 10간(天干)과 12지(地支)가 순차적으로 배합해 만들어진다. 60가지 조합이 반복되므로 육십갑자(육갑)라 부른다. 띠는 사람이 태어난 해를 12지가 나타내는 동물의 이름으로 이르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60년 만에 돌아오는 경인년 백호(白虎)의 해로, 무언가 상서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간지상 개념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으로 따진다. 정확하게는 아직 경인년이 아니다. 설날(음력 1월 1일)인 2월 14일에야 비로소 경인년이 시작된다. 따라서 1월 1일 0시 경인년 1호 백호 띠의 아이가 태어났다는 등의 표현은 맞지 않는다. 양력·음력의 날짜가 다르다 보니 이런 혼란이 온다.

요즘은 대부분 양력으로 해를 구분하므로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해의 경우 경인년이 들어 있는 해는 맞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음력을 적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므로 상식적으로 그렇다는 사실을 알아 두면 될 것 같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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