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열대야 페스티벌 2000' 마련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밤 최저 기온이 25℃가 넘는 열대야. 무얼 해도 덥고 아무 것도 안해도 덥다. 움직이면 움직이는대로 땀이 나고 가만 있으면 덥다는 생각에 짜증만 난다.

더위를 잊는 방법은 오직 다른 데 몰두하는 것 뿐. 여기에 동감하는 사람이라면 9~13일 밤 국립극장 문화광장을 찾는 게 한 방법이다.

'서울의 잠 못이루는 밤' 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국립극장이 '열대야 페스티벌 2000' 을 마련했다. 02-2274-1172.

열성적인 공연팬이 아니더라도 '서울도심보다 항상 체감기온 5℃가 낮다' 는 극장 관계자들의 말을 한번 믿고 산보나가는 가벼운 기분으로 가족과 함께 국립극장을 찾아보자. 페스티벌 내내 매일 한시간씩 국악에서부터 아카펠라.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이벤트에다 국내외 최신 영화까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모든 공연과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주머니가 얇은 젊은 연인들에게도 근사한 데이트 코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9일 개막 공연으로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과 타악 콘서트' 가 펼쳐진다. 피리와 대금.해금 등 국악기와 신디사이저가 한데 어울려 흥겨운 뱃노래 등을 들려준다.

이어서 10일은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트' 와 함께 하는 '여름밤에 퍼지는 천상의 하모니' , 11일은 재즈 밴드 '버디' 가 이끄는 퓨전 재즈 콘서트 '밤의 열기 속으로-퓨전의 밤' , 12일은 재즈 피아니스트 양준호와 정통 재즈 밴드 '더 콰르텟' 이 함께 꾸미는 '쿨 앤 핫 재즈 투나잇' 이 잇따라 펼쳐진다.

오후 7시부터 한시간 동안 계속되는 공연과 8시30분 시작하는 영화 상영 사이에는 레크리에이션 강사 최남열씨 진행으로 테크노 댄스 경연대회, 훌라후프 디스크 경연대회, 밀레니엄 펀치펀치, 커플 이벤트, 타이타닉 등 다양한 게임을 벌인다.

자동차극장은 아니지만 야외에서 즐기는 영화감상은 색다른 기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구 대극장)에 걸릴 32X14m 크기의 벽걸이식 대형 스크린은 국립극장을 찾은 누구에게나 선명한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룻밤에 연이어 펼쳐지는 세 가지 다른 이벤트, 시간되는대로 마음가는대로 한번 즐겨보자.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