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있을까 투자자들 두근두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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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1월 증시를 보면 그해 증시를 가늠할 수 있다. 과거 20년간의 통계를 보면 1월의 코스피지수 흐름과 연간 흐름이 일치한 게 15차례였다. 지수가 1월에 오르면 연간으로도 오르고, 떨어지면 연간으로도 떨어질 확률이 75%라는 얘기다. 1월에 지수가 오르면 연간으로도 상승장이 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경인년 호랑이해의 1월에 코스피지수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반적으로는 지난해 말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거란 낙관론에 좀 더 힘이 실린다. 연초에 지수가 오르는 ‘1월 효과’가 이번엔 있다는 전망이다.

1월 증시를 이끌 핵심 동력은 이달 중순 이후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실적이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둔화할 거란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엔 다시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가와 원화 값이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뛰지 않은 데다 반도체나 LCD 패널 가격의 큰 하락도 없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20조2000억원)은 3분기에 비해 1.2%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것도 주가엔 호재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과거 수출증가율이 높아질 때 코스피지수 상승률도 따라 올라갔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국내의 경우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월 말을 정점으로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몇 달 늦게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미국의 증가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지난다고 해도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회복세가 강하기 때문에 코스피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의 상단은 대체로 1720~1760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9월의 고점(1723.17) 수준을 넘보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은 1800 선까지 지수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업종 중에는 여전히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같은 수출주를 유망하게 보는 증권사가 많았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으면서 4분기나 1분기 실적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기존 주도주보다는 에너지·산업재·금융을 더 유망하게 봤다. 대신증권은 12월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였지만 실적이 좋은 은행주를 관심 업종에 올렸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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