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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준희씨의 산후 우울증 극복 체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아이를 출산한 산모들은 대부분 우울증에 시달린다.

자신의 몸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아이 때문에 일이 많아져 육체적으로 힘들고, 엄마가 되었다는 책임감에 심적 부담도 커진다.

내 경우도 첫 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우울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었다. 그런 감정을 극복하려고 이책저책 찾아보며 나만의 '우울증 극복법' 을 찾아냈다.

극복 제1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육아도 적당히, 집안일도 적당히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설거지감이 쌓여있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고, 아기를 매일 목욕시키지 못한다고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완벽주의를 포기하는 것에서부터 우울증은 해소된다.

'월요일은 세탁, 화요일은 쇼핑…' 식으로 일을 몰아 하면서 적당주의를 실천하자. 엄마가 지쳐 있다면 아기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없고, 그러다보면 더 우울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아기가 밤에 운다고 짜증내지 말고 '아이는 다 이렇게 크는 것이다' 라고 마음먹어 보자. 고생스러운 것은 처음 몇 개월뿐이다.

이 시기 아내는 남편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커진다.

하지만 유행가 가사처럼 '마주치는 눈빛 하나로'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알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절대 금물. 자신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알리고 적극 협조를 부탁하는 편이 낫다.

비만은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므로 체중조절에도 서서히 신경을 쓰자. 머리도 안 빗고 세수도 하지 않는 아내를 예쁘게 봐줄 남편은 세상에 없다.

모든 게 귀찮다고 퍼져 있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을 가꿔보자. 수다는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 출산 후에도 마찬가지다.

집안에서만 맴돌지 말고 유모차를 끌고 나가 동네 선배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보내자.

아기를 안아본 적도 없다가 덜컥 엄마가 된 초보 엄마는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당황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

스스로 육아 전문가라는 생각을 갖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육아 교실에 참여하거나, 주변으로부터 육아정보를 수집해 자신감을 갖게 되면 아이 키우는 일이 즐거워질 것이다.

김준희 <본사 주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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