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정점 언제" 종합검진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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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실물경기가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정부가 경기점검과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지속된 경기 상승국면이 예상보다 앞당겨 끝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낙관해왔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최근 경기는 수출과 투자의 주도 아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고 전제, "그러나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고, 가계와 기업의 경기전망 실사지수들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점 등에 주목해 경기상황의 변화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는 8월초 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 등과 한국은행, 국책.민간 연구기관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거시경제를 종합 점검하는 회의를 열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현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서는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내다봤지만, 예상보다 빨리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며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하강국면을 맞으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만큼 경기가 꺾이는 시점을 가능한 늦추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하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우선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추가 공적자금 조성문제를 10월께 정기국회에서 매듭짓고, 건설업체들이 낙후된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도록 한국은행과 협조해 통화정책을 탄력적으로 끌고 가는 한편 경기하강이 가시화되면 재정긴축의 고삐도 다소 완화할 방침이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경기는 조정국면을 거쳐 내년부터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며 "그러나 경제주체들이 비관론에 빠져들면 하강국면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을 제거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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