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나왔는데…남들도 다 서둘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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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사흘째인 28일 추석,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선 귀경 차량과 성묘 차량들로 지·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긴 연휴로 차량이 분산된 귀성길과는 달리, 귀경 차량은 이날 오후부터 29일 오전에 집중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부터 고속도로로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이 130만여대로 집계된 가운데 28일에는 약30만여대가 귀경길에 오를 것으로 도로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경기=수도권 주요 고속도로는 오전부터 귀경차량이 몰리기 시작한데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차량까지 가세, 양방향 모두 극심한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2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판교~서울, 하행선 서초~안성 구간,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여주 휴게소~용인휴게소, 강릉방향 군자요금소~양지터널 구간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인천방향은 상대적으로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다.

오후 2시까지 서울로 들어온 차량은 26만대, 빠져나간 차량은 16만대이며 도로공사는 오늘 하루 총 30만대의 차량이 서울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원=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영동고속조로 원주~여주 구간은 오전부터, 중앙고속도로 원주 신림 금대터널~만종분기점 구간 등은 오후부터 20km대의 거북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강릉~동서울행 버스의 경우 평소 소요시간인 3시간 40분보다 1시간 가량 늦게 도착하는 등 지체되고 있다.

◇충청=오전부터 차례와 성묘를 마친 귀성객의 차량이 각 고속도로와 서울행 국도로 몰리면서 심한 체증을 보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전~옥천 구간 상.하행선을 비롯해 호남고속도로 계룡분기점~청주나들목, 경부고속도로 청원~안성 구간이 특히 정체됐다. 도로공사 직원들은 이들 지점의 톨게이트에 나와 운전자들에게 국도 우회를 권하기도 했다. 또한 오후가 되면서 귀경 차량들이 크게 몰리기 시작해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동서울영업소(통영 기점 340km)~경안 구간에서도 차량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도 오전부터 귀경객들이 몰리기 시작,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구.경북=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비교적 원활한 소통상태를 보였던 구마고속도로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막히기 시작, 오후 들어서는 서대구~남대구 구간이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경부고속도로 역시 서울방향 차량들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방향 김천JCT~추풍령, 영천~동대구 구간은 지.정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대구와 경북지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평일 평균보다 42% 가량 늘어난 38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는 또한 이날 오후 늦게부터 외곽으로 성묘를 나갔던 차량들이 대구로 들어오면서 88고속도로 해인사~옥포간 양방향과 중앙고속도로 대구방향 의성IC~금호JC 구간의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남=남해고속도로는 성묘차량에 본격적인 귀가 행렬까지 겹쳐 오전부터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 경남지사에 따르면 남해선 순천방향의 경우 오전 6시쯤부터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 구포~김해, 동창원~창원, 마산~내서 구간 등 곳곳에서 차량들이 거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거북운행을 했다. 부산방향은 오전 11시쯤부터 축동~진주, 진성~남강 구간 등에서 체증이 시작됐다. 대전~통영간 중부선과 중부내륙선은 차량이 크게 늘었지만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시각부터 정체가 시작돼 도로사정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연휴 마지막날인 29일에도 남해선의 경우 오전부터 늦게까지 체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라=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은 이날 낮부터 본격적인 귀경행렬과 함께 시작된 정체현상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평소 2시간 40분 걸리던 전주~서울 구간이 5시간 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서해안고속도로 거의 모든 구간도 시속 20~30km 거북이 운행을 계속했다. 도로공사 전주영업소 관계자는 "대다수 귀성객들이 혼잡을 피하기 위해 귀경길을 서두른 것 같다"면서 "아직도 전북을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들이 많은만큼 고속도로 정체현상을 연휴 마지막날인 29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추석 당일 종일 비가 온 제주에는 추석 성묘객이 거의 없었다. 벌초와 성묘를 추석 이전에 마무리하는 제주 특유의 풍습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이날 하루 제주 기점 노선에 특별기 14편을 투입, 귀경인파와 관광객 2만3000여명을 수송했다. 제주공항 출발 대합실에는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한 대기 승객 100여명이 이날 오전부터 몰렸다. 28일 하루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만명 수준, 연휴 첫날인 25일 이후 제주에 들어온 관광객은 5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렌터카 가동률이 95%를 넘어서는 등 관광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렸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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