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업] 순천 '모인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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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방대 출신이 연합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중앙 무대에 진출했다.

전남 순천 모인밸리(구 현시스템)는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1994년 회사를 세웠는데 그 이듬해 광양제철소 전산화 작업을 수주했으며 지금도 운영을 맡고 있다.

이어 서울과 포항에 진출해 창업 초기부터 전국을 무대로 뛰었다. 포항제철과 현대강관.동부제강.기아특수강 등 철강 회사의 시스템 통합 작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모인밸리는 이밖에도 한국전화번호부의 데이터베이스.영업관리 시스템을 따냈고 의료보험관리공단.제일생명.신세계.LG텔레콤.한국타이어.한화종합화학 등 굵직한 회사의 시스템 통합 및 운영을 맡아왔다.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의 정부지원 연구 프로젝트도 척척 해냈다.

이 회사의 강점은 끈끈한 인간관계다. 외환위기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40명 사원 중 25명이 일감없이 빈손으로 지냈다.

양현택(41)사장은 이때 한명도 내보내지 않고 적자를 감수하며 동고동락했다. 오히려 교육을 시키며 내실을 다졌다.

사원들이 전남대.충남대.충북대.부산대.울산대.순천대.인하대 등 모두 지방대 출신이라서 해고하면 재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한 梁사장은 어려운 시기를 그들과 함께 했다. 그 효과는 얼마 안돼 나타났다.

인터넷 비즈니스 바람이 불면서 정보통신 인력이 부족하자 여기저기서 스카웃 손길이 뻗쳐왔으나 사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역경을 함께 이겨냈다는 동지적 결속력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한 결과 올해는 1백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모인밸리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각종 공연표를 예매하는 티켓링크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과 월드컵 축구의 전산 기획 업무도 그들이 맡고 있다.

핵심 사업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무선 데이터 통신사업에서는 포털 사이트인 nbile.com을 9월 1일자로 문을 열 예정이다.

모인밸리는 특히 무선을 이용해 정보를 보내고 받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PDA 솔루션에 강하다.

삼성제일병원에 모바일 닥터를 공급한 데 이어 금호생명의 시스템 구축을 수주했다. 모인밸리는 조만간 서울로 본사를 옮길 계획이다.

지방에 있다 보니 정보에 뒤처지고 수주하는데도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판단해 본사를 서울로 옮겨 대등한 입장에서 겨루겠다는 것이다.

梁사장은 "지방 대표란 생각으로 서울에 명함을 내밀겠다" 며 "중앙무대 진출을 제2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 고 밝혔다.

순천〓이석봉 기자

<모인밸리 연혁>

▶설립〓1994년 전남 순천

▶종업원수〓76명(개발연구직 30명)

▶수상 실적 및 기업 경력

- 기술경쟁력 우수업체

- 2000년 정보통신분야 우수업체

- 유망중소기업 선정

- ADSL 송수신 모듈개발(정보통신부 국책과제)

▶매출액

1998년 14억, 99년 18억, 2000년 1백억원(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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