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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평론집 낸 김치수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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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진평론가 김치수(이화여대.불문학)교수가 9년만에 평론집 '삶의 허상과 소설의 진실' (문학과지성사.1만3천원)을 내놓았다.

김교수는 평론집에서 소설의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추었다. 평론집의 1부는 문학계의 최대 화두인 21세기 소설의 운명에 대한 글 3편을 담았다.

2부와 3부에서는 원로.중진작가인 박경리.이청준.박완서.이문열씨에서부터 젊은 작가인 신경숙.김영하씨에 이르기까지 모두 22명의 작품에 분석하면서 소설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있다.

김교수는 "소설이란 일상적 삶과 관련된 하찮은 이야기다. 그러나 그 하찮은 이야기가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삶을 여러번 살게하고 반성하게 하고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삶도 이해하게 하는데 있다" 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그런 점에서 이문열의 작품을 타인의 삶, 특히 작가의 의식과 시대를 잘 반영하는 예로 꼽았다.

그는 '분단현실과 아버지 콤플렉스' 라는 평론에서 "이문열은 자신의 개인적 삶을 한국인의 보편적 역사속에 편입시킴으로서 한 시대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고자 한다" 고 분석했다.

김교수는 또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미래사회에서도 "이야기로서의 문학의 본질을 돌려놓을 수는 없다. 다만 환경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구성과 형식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을 보인 예로 김교수가 주목한 작가는 김영하다. 김교수는 '새로운 감각, 새로운 감수성' 이란 평론에서 "김영하의 소설을 읽고 충격을 받지않은 기성 독자는 아마도 없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낯선 소재, 감정개입의 자제, 발빠른 전개등을 "문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으로 지적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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