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국 '마담 스피커' 부스로이드 사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영국 6백년 의회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던 '마담 스피커' 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베티 부스로이드(70.사진)하원의장이 11일 오는 10월 의장직은 물론 지역구(웨스트 브러미지)까지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부스로이드 의장은 이날 "차기 의장을 맡을 동료 의원이 다음 총선 전까지 다른 동료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일찍 떠난다" 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내각이 독단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많아 의회의 권한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1973년 4전5기 끝에 노동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92년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선출돼 8년 동안 의장직을 맡아왔다.

10대 후반에 카바레 무용수로 일한 적이 있는 그는 의장들의 전통 복장인 긴 가발과 무릎까지 오는 바지를 거부했으며, 동료 의원들에게 의장 호칭(스피커)앞에 '마담' 이라는 경칭을 붙여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의사당이 소란스러울 때면 '질서, 질서' 를 큰 소리로 외치며 장내를 수습하고 유머로 분위기를 느그러뜨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한편 차기 의장으로는 멘지스 캠벨.기네스 던우디.앨런 베이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