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8월초 중국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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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8월 초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중국에 간 당 남북관계특위 위원들이 중국측과 구체적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당쪽에선 李총재가 1997년 대통령후보 시절 장쩌민(江澤民)주석과 만난 점을 들어 이번 방중(訪中)에도 江주석과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李총재는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문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해 주요 정치인 면담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측 핵심인사는 5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을 李총재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며 "3국방문 추진은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 아래 검토되고 있는 것" 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2002년 대선을 염두에 둔 李총재의 관심이 경제와 한반도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고 소개했다.

참모들은 특히 '김정일(金正日)을 다룰 수 있는 이회창' '4강외교에 능숙한 이회창'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李총재는 풍부한 관련정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어 고민이라고 한다.

정보는 결국 사람을 통해 들어오는데 당내 어느 곳을 둘러봐도 북한과 4강(미국.일본.중국.러시아)에 정통한 인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남북관계특위 위원장인 이세기(李世基)전 의원이 중국 인맥에 좀 강한 편이고, 미국쪽 사정에 대해선 김만제(金滿堤.대구수성갑).조웅규(曺雄奎.전국구)의원 정도가 李총재에게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총영사 출신인 박신일(朴信日)외신특보와 KDI 출신 유승민(劉承旼)여의도연구소장도 미국통으로 자체평가되지만, 미국의 고위정치인이나 행정부 인맥을 구축하기엔 "턱도 없이 부족한 수준" 이라고 한다.

李총재는 이런 '외교인맥' 빈곤을 외부자문을 통해 메우고 있다. 전 주미대사 K씨와 외무장관을 지낸 H씨, 통일원 관료 출신 K씨, L교수 등이 그들. 그러나 '객관적이고 냉정한 조언' 을 하는 이상의 관계는 아니라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고급외교 인맥의 확충이 李총재의 시급한 현안" 임을 인정하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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