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 현대차 지분 3%이하로 줄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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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29일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세 부자 동반퇴진은 시장과의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고 말했다.

李장관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제4차 고위정책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만약 약속이 잘못 됐다면 바꿔야 한다" 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대자동차는 국제적인 제휴를 통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현대계열로부터 분리돼야 하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은 현대차 지분을 3% 이하로 축소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당장 지분율을 낮추기 어렵다면 낮추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장관은 이어 앞으로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금융기관에 손실을 끼치거나 책임을 전가시킬 수 있는 정책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 대해서는 시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빨리 민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장관은 공적자금을 금융지주회사로 출자 전환해 매각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리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을 하나로 묶어 처리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은행의 통합이나 업무의 교환이 가능하도록 하겠지만 올해 안에 은행 합병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李장관은 특히 조만간 은행의 추가부실이 공개되더라도 1998년과 같이 은행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李장관은 앞으로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새로운 척도는 기업의 미래상환 능력을 감안한 새로운 자산 건전성 분류기준(FLC)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FLC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제대로 쌓아야 하며, 기업은 돈을 벌어 최소한 은행 이자를 갚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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