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세읽기] 다사지동(多事之冬)의 장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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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장 들어 낙폭 과대주인 석탄, 비철금속, 철강 등 원자재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3.26P(+0.76%) 상승한 3,073.78P를 기록했고, 선전거래지수는 165.78P(+1.31%) 오른 12,813.29P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 마감을 1시간 남겨두고 중국평안보험이 홍콩거래소에 H주를 상장시킴에 따라 보험주가동반 상승했고, 페트로차이나, 완커A 등으로 저가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됐습니다. 소비관련주의 강세 속에 3G 통신주, 전자정보가 3% 넘게 올랐습니다.

산업정보화부가 추진하려는 6대 중점 육성신흥산업으로 지정된 정보네트워크, 선진제조업,생산성서비스, 신에너지, 신소재, 바이오업종은 상승률 상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투자자들은 납회를 1주일 앞두고 있는 지금의 증시를 “쓸데없이 참견이 많은 연말이라는 뜻의 “다사지동(多事之冬)의 장세”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중국 정부부서와 기관들은 확정되지 않은 정책을 마구 발표하고 있는데요, 언론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 투자자의 혼란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은 과잉반응하며 주가 급락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우선 정책측면에서 보면 부동산시장 진정책이 발표된데 이어 향후 추가 규제에 대한 자세한 보도가 연일 흘러나오고, 내년엔 16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IPO와 유상증자, 출구전략까지 예고하는 등 불확실성을 고조시킨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답니다.

중국고대병서인 36계에 제 1계가 “기만술로 적을 물리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중국언론에 나돌고 있는 루머로 대부분 사실이 아닌데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투매에 나섬에 따라 기관들은 이때 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고 있습니다. 단기 수급악재로 일시적으로 주가 하락폭이 깊어지면 매수기회로 활용하시는 역투자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실제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은데요, 우선 올해들어 어제까지 중국에 신규펀드는 130개가 만들어져 펀드발행액만 4566억 위안(77조원)에 달합니다. 12월에도 10조 이상의 펀드가 새로 만들어져 신규 매수여력은 많은 편입니다.

또한 중국은 춘절(구정) 이전에는 농촌지역과 지방도시의 중소기업을 위해 금리인상과 같은 통화정책 변경을 하지 않는 전통이 있어 실제로 시중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습니다.,

정책지지선인 3000P가 깨질 경우 IPO발행의 차질, 유상증자의 지연, 채권발행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다시 부양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장기투자자라면 지수 3000P 이하에선 펀드 가입이나, 내년 실적이 호전될 블루칩을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호재가 많다.

1) 내년에 주가지수선물시장이 도입됩니다. 자본시장 국제화를 서두르고 있는 중국은 내년에 선물옵션외국합작사 도입을 허가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와 중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입니다. 중국내 중소형사와 지방증권사는 IT기술과 서비스수준이 높은 우리나라 선물옵션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합작증권사 설립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답니다.

2) 국제판시장이 도입됩니다. 내년 초 상하이거래소내 국제판시장 로드맵이 발표됩니다. 당장 3월 즈음 10조원(550억위안) 규모의 HSBC IPO가 추진됩니다. 해외기업으로선 첫 중국증시에 상장될 예정이고, 경제적 긴밀한 관계에 있는 나라별로 1~2개 상장이 추진될 보여 볼보, 노키아, 코카콜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상장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대차거래 즉 신용거래가 허용됩니다. 신용거래는 증거금의 130%까지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것으로 허용이 될 경우, 일시적으로 신규자금 27조원이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증권사에 거래수수료가 당장 20% 이상 늘어나고, 이자수입도 늘어나 증권주엔 호재가 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증권회사도 중국과의 브로커리지 합작증권 설립을 추진하는 만큼 관련 증권사는 내년 수혜를 입을 것입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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