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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신지애·최나연, 골프 퀸들의 하하호호 송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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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골프 지존’ 신지애(오른쪽)와 ‘얼짱 골퍼’ 최나연(왼쪽), ‘골프 여왕’ 박세리가 22일 2009년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회 자리에서 술잔을 부딪치고 있다. 이들은 “새해엔 셋이 챔피언 조에서 한번 붙자”며 웃었다. [김상선 기자]

“내년엔 우리 셋이 챔피언 조에서 한번 붙자.”(박세리)

“좋지요. 실은 제 우상인 언니가 ‘지애’라고 제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가슴이 벅차요.”(신지애)

“새해에는 (세리)언니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최나연)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수퍼스타 3명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누군가 ‘오랫동안 징그럽게 어울리자’는 뜻으로 ‘오징어’를 선창하자 박세리(32·E2골프)·신지애(21·미래에셋)·최나연(22·SK텔레콤) 등은 술잔을 들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 모임은 ㈜세마스포츠마케팅의 소속 선수들이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회 자리였다. 맏언니인 ‘골프 여왕’ 박세리와 ‘세리키즈’의 대표 주자인 신지애, ‘얼짱 골퍼’ 최나연이 오랜만에 필드 바깥에서 모였다. 한국 여자골프의 ‘빅3’가 한데 모여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에 기자도 함께했다.

술잔이 한 순배 돌면서 이들은 오랜만에 승부를 떠나 즐겁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제가 이루지 못한 LPGA투어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를 보면 정말 대견스러워요. 선배로서 참 뿌듯하죠.”

박세리는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주름잡는 선수가 이렇게 많다니 정말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후배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 점점 더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했다.

“언론에서 ‘세리 키즈’라고 하는데 제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잖아요. 마음 같아선 저의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다 물려주고 싶죠.”

박세리의 말은 계속됐다.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골프를 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골프업계로서도 대단히 축하할 만한 일이죠. 이 때문에 저 또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골프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요.”

이번엔 신지애가 나섰다.

“이미 (세리)언니는 많은 후배를 양성했다고 봐요. ‘세리 키즈’가 이렇게 많으니까 말이지요.(웃음)”

소주 한 잔에 얼굴이 붉게 물든 신지애는 “1998년 (세리)언니가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1년 뒤에 골프를 시작했다”며 “세리 언니는 저의 우상이고 우리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학창시절 좋아하는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주면 가슴이 쿵쾅거리잖아요. 세리 언니가 제 이름을 부를 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술을 잘 못한다는 신지애는 이날 소주잔에 사이다를 부은 뒤 소주를 약간만 타서 마셨다.

최나연도 대선배에게 한마디했다.

“항상 세리 언니가 자랑스럽죠. 내년에는 과거의 옛 영광을 되찾았으면 해요.”

그러자 갑자기 박세리가 발끈했다. “얘! 나 아직 안 죽었다.”

최나연이 배시시한 표정으로 웃었다.

“네, 알아요. 그러니까 내년에는 성적으로 얘기하자고요.” 그의 대답에 골프 스타들의 송년회는 웃음바다가 됐다.

박세리는 “그래, 그러자. 우리 더 분발하고 내년에 더 좋은 성적으로 말하자”라며 잔을 들었다. 이들의 즐거운 수다는 밤 10시가 넘도록 계속됐다.

최창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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