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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나눔…사탕 한봉지 사는 것으로도 할 수 있죠

중앙일보

입력


따스한 나눔의 손길이 동네 골목골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출의 일부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거나, 자신이 가진 기술을 어려운 이웃에게 베푸는 동네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제품을 팔아 빈곤국의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곳도 있다. 이러한 가게를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나눔’ 행렬에 동참함과 동시에 ‘착한 소비자’도 될 수 있다.

매출 일부 사회단체 기부, 착한 소비 확산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가게를 운영하고 싶었다”는 신슬기(27)씨. 그는 달콤한 사탕으로 아이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수제 캔디숍 ‘파파버블’(강남구 신사동02-544-8891)에서는 특별한 사탕을 판다. 국제구호개발 기구 ‘굿네이버스’가 착한 소비를 확산시키기 위해 벌이고 있는 ‘굿바이(Good Buy) 캠페인’에 동참하는 제품이다. 한봉지에 6000원인 ‘스토리믹스 캔디’를 사면 50%인 3000원이 굿네이버스에 기부돼 빈곤국가의 어린이들을 돕게 된다. 또한 파파버블은 매달 막대 사탕 70~80개(30만원 상당)를 고아원과 복지원에 보내 아이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꽃집 ‘행복한 꽃순이’(금천구 가산동070-8862-2242) 역시 어린이 돕기에 나서는 가게다. 11월부터 매출의 일부를 국제아동권리기 관인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고 있다. 매장 입구에 놓인 모금함에 모인 돈도 기부한다. 구인영(29) 사장은 “평소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관심이 있었다”며 “작게나마 세계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하다. 기부를 통해 행복한 삶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분당 정자동에 있는 라이브 클럽 ‘맘마미아’(031-717-9828)는 매출의 2%를 불우이웃 돕기에 쓴다. 김현동 대표는 “기부 활동 외에도 주말과 공휴일 중 영업이 없는 시간대에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나 소규모 음악회를 열 수 있도록 가게를 무료로 빌려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나눔’도 훌륭한 이웃 돕기 수단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김영미(가명·16)양은 최근 청담동의 고급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디딤돌 사업’ 덕분이다. 작년 8월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네 빵집이나 미용실·학원·병의원 등이 참여해 자신들이 가진 기술과 물품등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것이다. 관할 복지원이 어려운 이웃과 가게를 연계해준다.

잘 나가는 청담동 뷰티 살롱도 나눔 활동에 손길을 보탰다. ‘김청경 헤어 퍼포머’(02-3446-2700)의 강혁(32) 원장은 작년 말부터 디딤돌 사업에 참여, 매월 3~5명의 아이들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스타일에 민감한 청소년 시기인 만큼 앞서가는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복지원에 가서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만 아이들이 직접 숍에 와 청담동의 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8월부터 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그랑프리 안경원’(강남구 삼성동02-3446-4030)은 청소년이나 노인들에게 안경을 맞춰준다. 안경사 고재욱(45)씨는 “시력이 좋지 않은 할머니·할아버지나 시력 보호가 중요한 청소년에게 안경은 ‘생필품’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는 “가진 기술로 사회봉사에 나설 수 있어 오히려 행운”이라며 겸손해 했다.

공정무역 제품 팔아 빈곤국 이웃 돕는다

도곡동 ‘에코생협’(02-3462-7117)에는 공정무역 코너가 있다. 공정무역이란 빈곤국가의 노동자에게 정당한 값을 치르고 구매한 제품을 선진국 소비자들이 구입하도록 하는 국제 윤리 운동이다. 돈이나 물건을 제공해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천연염색 의류나 소품·커피·초콜릿·장난감 등 네팔이나 라오스인도 등에서 만든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자원봉사자 최연수(43)씨는 “실크 스카프나 울 스웨터 등은 품질이나 디자인면에서 품질이 좋아 인기가 가장 높은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분당구 이매동에 위치한 ‘자연드림’(성남분당생협점031-701-2460) 역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소형마트다. 이 곳에서 공정무역커피를 구입하면 일부가 공정무역지원금으로 기부된다(200g당 400원).

시민문화공간 나루 1층의 ‘카페 문’(성산동070-8260-4327)은 착한 커피인 공정무역커피를 판매한다. 페루·네팔·동티모르산 3종류를 맛볼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다. 김선화(34) 사장은 “착한 커피인 공정무역 커피는 바리스타들에게도 관심사”라며 “‘카페 문’을 통해 공정무역 커피는 맛이 없다는 선입견을 없애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1.“100% 핸드메이드 천연염색 의류와 다양한 소품 구경하러 오세요.” 에코생협 도곡점에서 자원봉사자 최연수·엄경진씨가 공정무역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수제 캔디숍 ‘파파버블’은 수익금 기부 뿐 아니라 고아원과 복지원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사탕을 선물하고 있다. 3.“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헤어 디자이너 강혁 원장.

< 하현정·신수연·이유림 기자 happyha@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김진원·김경록 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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