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산 영화촬영지로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난 12일 오후 6시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영화 '리베라 메' (양윤호 감독)의 제작발표회장.

부산에서 이례적으로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한 유지태.차승원.박상면.최민수 등 인기스타를 보러 3백여 명의 팬이 몰려들었다.

도시를 불태우는 방화범과 그를 쫓는 소방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지난 5월 10일부터 시청 앞 풍전아파트.옛 침례병원.부산시소방본부.금정소방서 등에서 촬영이 진행 중이다. 전체 장면이 부산에서 촬영된다.

지난 17일 해운대구 재송동 옛 천일보세창고에서는 박희준 감독의 SF로맨스 영화 '천사몽' 촬영이 시작됐다.

부산이 사계절 영화촬영마을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에서 촬영이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영화는 모두 24편. 지난해 제작된 한국영화 48편의 절반만큼 부산에서 촬영되는 셈이다.

부산이 이처럼 영화 촬영장소로 각광받는 것은 해운대.태종대 등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많은 데다 파격적인 촬영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리베라 메' 촬영에는 대여료가 시간당 3백만원인 헬리콥터와 하루 삯이 5만원인 엑스트라와 소방차.소방관.119 요원 등이 지원된다.

돈으로 환산하면 1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천사몽' 에는 세트 부지가 제공됐다.

이 같은 지원을 담당하는 곳은 지난해 말 발족한 부산영상위원회(위원장 安相英 부산시장). 영화촬영 유치와 제작지원을 위해 부산시와 영화 전문인 등이 국내에서 처음 만든 기구이다.

촬영에 필요한 행정 절차도 밟아주고 시민협조도 대신 이끌어 낸다.

부산시청 1층에 자리잡은 위원회 사무실 로케지원 현황판은 지원을 신청한 영화 제목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이 위원회는 21일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내외 영화제작자.감독 등 1백5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필름 커미션 국제회의' 를 열어 부산에 많이 와 영화촬영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동서대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상반기 학교 안에 영화.TV드라마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종합촬영소를 만들기로 해 부산지역 영상산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 李상원 사무국장은 "부산의 적합한 영화촬영 장소를 발굴해 추천하고 촬영진들의 숙박.장비.배우 확보를 도와주고 행정절차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구" 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활용도가 높아 부산을 영화도시로 발전시키는 큰 힘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리베라 메' 양윤호 감독은 "촬영장소 물색과 행정절차는 물론 장비와 엑스트라 배역 확보까지 영상위원회가 도맡아 해 줘 다른 도시에서 촬영할 때보다 경비가 절약되고 촬영진도가 매우 빠르다" 며 "앞으로 부산을 촬영장소로 적극 이용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