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세상] 샐러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요즘 사람들을 보면 마치 살과 한판 전쟁을 치르며 사는 것 같다. 노출이 심해지는 여름철이 되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이어트가 최대 화제가 될 정도다.

다이어트 음식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샐러드다. 더위로 입맛을 잃은 요즘,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샐러드가 제격이다.

새콤달콤한 드레싱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곁들여진 샐러드. '풀만 먹고 무슨 힘으로 일을 하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구세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샐러드는 대부분 쇠고기.닭고기 등의 육류와 여러 가지 야채를 곁들여 드레싱으로 맛을 낸 것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데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점심 메뉴로 자리잡았다.

샐러드의 좋은 점은 맛있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샐러드를 처음 먹었던 그리스.로마 시대에도 만드는 방법은 지금과 거의 비슷했다.

당시 샐러드는 각종 채소에 소금과 식초를 뿌리면 그만이었다. 샐러드의 어원이 소금(sal)이라는 라틴어에서 비롯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점차 향신료를 가미하기 시작해 야채의 맛을 돋우는 지금의 드레싱이 만들어졌다.

물론 요즘에는 샐러드의 재료로 채소.과일 외에 육류나 생선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샐러드는 역시 채소를 주재료로 한 것이다.

드레싱도 다양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소금에서 시작된 드레싱의 종류는 이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재료에 따라 맛과 쓰임새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드레싱을 구분하는 기준은 기름의 유화상태. 마요네즈류와 프렌치드레싱으로 나뉜다.

마요네즈 드레싱은 기름이 항상 유화돼 있는 것으로, 마요네즈에 토마토 케첩이나 피클.삶은 달걀.오렌지.겨자.생크림 등을 첨가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프렌치 드레싱은 식초와 기름이 분리돼 있어 반드시 먹기 전에 섞어야 한다. 기름과 식초에 레몬이나 키위.오렌지 같은 과즙에 다진 토마토.다진 양파 등을 넣어 응용할 수 있다.

샐러드를 맛있게 만드려면 먼저 샐러드 재료와 잘 어울리는 드레싱을 선택해야 한다. 드레싱을 입맛에 맞게 조절해 만들거나 응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예로 오이.양파.당근 등의 샐러드 재료에 된장을 약간 섞은 마요네즈를 얹거나 간장과 참기름을 섞은 프렌치 드레싱에 쇠고기.상추 등을 섞은 쇠고기 샐러드는 어른을 위한 대표적인 한국식 샐러드다.

샐러드 드레싱을 만드는 데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므로 자기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즐기면 된다.

무슨 음식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 준비다. 채소는 싱싱한 것으로 준비해 잘 씻은 뒤 먹기 전에 차게 해두는 것이 포인트. 얼음물에 담가두었다가 사용하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해 준다.

간혹 채소를 살짝 얼려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맛이 매우 독특해진다. 이때 반드시 야채에서 물기를 빼둬야 한다는 것. 재료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드레싱이 잘 섞이지 않을 뿐 아니라 씹히는 맛도 떨어진다.

물에 씻어 건져낸 뒤 채반에서 물기를 빼거나 종이타월 또는 가제 닦아내도록 한다. 육류나 생선은 재료 자체에서 즙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허니 머스터드 소스로 샐러드를 만들어보자. 곁들이는 재료는 아무거나 상관 없다. 약간 매콤하면서 새콤달콤한 드레싱은 굽거나 튀긴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드레싱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녹인 버터와 꿀.양겨자를 2대 3대 4의 비율로 잘 섞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버터 대신 올리브 오일을 넣어도 되고 조금 더 진한 맛을 원한다면 마요네즈를 섞어도 된다.

이은숙 <음식전문잡지 월간 '쿠켄' 편집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