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나우] 너무 예뻐졌나 … 입국심사 걸린 중국 연예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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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룽의 성형 전(왼쪽)과 성형 후.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해외 성형수술붐이 일면서 중국 공항 당국에 생각지 않던 고민이 생겼다. 여권 사진 속 모습과 입국 때의 실제 얼굴이 너무 다른 여성이 적잖아 본인 확인이 어려운 사례가 빈발하는 탓이다.

최근엔 한국에서 얼굴을 고친 인기 여성 댄스가수 왕룽(王蓉)으로 인해 성형수술을 둘러싼 논란이 중국 내에서 뜨거워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밤 항공편으로 서울 여행을 마치고 베이징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과정에서 왕은 공안(경찰)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왕이 조사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언론들의 추측 보도가 잇따랐다. 이 중 한 매체는 “(한국에서) 성형수술한 뒤 여권 사진과 실제 얼굴에 차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로 그의 성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들끓자 왕은 결국 지난 3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성형수술을) 4년간 기다렸고, 미국 업체와 활동 계약을 한 지 일주일 만에 결정했다”며 성형수술 동기를 자세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음악뿐 아니라 카메라 속에 비친 이미지를 좋게 보이고 싶었다”며 “더 예쁘고 더 매력 넘치고 더 자신감 있게 비춰지고 싶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한발 더 나가 “성형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이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식”이라며 “(수술한 뒤) 나는 확실히 달라졌고 더 예뻐졌다”며 한국에서 한 성형수술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공항의 한 공안은 “외국에서 성형수술을 한 입국자의 사진이 실물과 달라 혼선을 일으키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귀를 성형 수술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본인 감별을 위해 최근에는 귀 모양을 비교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 측은 그러면서도 “해외에서 성형수술을 할 경우 병원에서 성형수술 증명서를 발급받아 출입국 불편을 최소화해 달라”고 선전하고 있다. 요즘 중국에서는 중국중앙방송(CC-TV) 아침뉴스의 여자 간판 앵커 후뎨(胡蝶)가 수술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성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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