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모든 과목 자유롭게 선택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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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김동원 교육과정기획과장은 “학생들이 선택이 다양해지면 장기적으로 사교육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국어·미술 등 토론이나 개인별 지도가 어려웠던 과목에 집중이수제를 도입하면 수업이 충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 2가 2011년에 고교생이 되면 학기당 현재 10과목 대신 8과목만 선택해 배우면 된다. 그렇게 되면 과제는 물론 중간·기말고사 등 내신 대비 공부량이 준다는 설명이다. 과학을 잘하는 학생이라면 고 1때 필수인 ‘과학’을 3학년으로 미루고,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1학년 때는 물리 Ⅰ·Ⅱ를 집중적으로 배워도 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에 아예 과학을 건너뛸수 도 있다.

현재 10개(국어·도덕·사회·수학·과학·실과·체육·음악·미술·외국어)인 고교 교과군은 2011년부터는 8개로 줄어든다. 음악·미술이 예술로 바뀌고 도덕이 사회에 포함되면서 교과군이 2개 줄어드는 것이다.

사회과학 탐구 선택과목은 13개에서 9개로 축소된다. 기존의 경제지리, 전통윤리, 한국문화사, 법과 사회 등 4과목은 없어져 다른 과목으로 합쳐진다. 현재 수능의 11개 사회탐구 선택과목도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은 2011년 초1·2, 중1, 고1, 2012년 초3·4, 중2, 고2, 2013년 초5·6, 중3, 고3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실효성 의문=과목수를 줄이더라도 총 수업시간이 그대로 유지돼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덜어질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학교에 편성 자율권을 주면 국어·영어·수학 등 입시 위주 과목의 ‘쏠림 수업’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임언 박사는 “국·영·수는 강화하고 전반적인 교과를 통해 핵심능력 개발이 안된다면 학생들의 진로선택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교과군 통합으로 홀대 과목이 생길 것”이라며 “학교장 마음에 따라 입시형 교육과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정착도 문제다. 2007년 교육과정이 개정돼 올해부터 일부 학년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2011년에 또다시 개편하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전학이나 외국에서 돌아와 편입하는 학생들은 일부 과목을 못 배울 수도 있다. 집중이수제에 따라 학교 측이 특정 과목을 1년 전에 끝내면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이성희 학교자율화추진관은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청별로 방학 때 별도의 과정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2011년까지 지역별로 거점학교·교과 중점학교 등을 설치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이라는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교원·시설의 기반을 조성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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