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산책] 공구로 판 채움과 비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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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공구로 판 채움과 비움

서울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10월 8일까지 열리는 안종연(52)씨의 개인전은 빛을 찾아 흘러온 한 작가의 채움과 비움을 느끼게 한다. 지난 2년 여를 절삭공구로 금속판을 쪼는 한 가지 행위에 매달려온 그는 그 점만으로 물로 뭉뚱그려진 만물의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표현했다. '빛의 여백'(사진)은 잘 그리려는 짓에서 벗어났기에 저절로 제 모습을 드러낸 자연의 여백을 보여준다. 02-732-4677.

*** 실재인 듯, 조작인 듯

박병춘(38)씨는 재료든 기법이든 가리지 않고 한국화의 가능성을 탐구해온 화가다. 22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 여는 '길이 있는 검은 풍경'전은 제목 그대로 길을 축으로 보는 이를 화면에 끌어들이는 실험을 선보이고 있다. 흑백 대비가 뚜렷한 서늘한 풍경(사진)은 실재 있는 풍경인 동시에 조작된 풍경이다. 현실과 관념을 뒤섞은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화가의 유쾌함이 관람객에게도 전해진다. 02-733-6469.

*** 수필, 그림을 만나다

자연과 인간이 순리를 따라 공생하자는 '에코 브리지'전이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갤러리 삼성플라자에서 열린다. 현대수필문학회와 한국수필학회가 주최하는 이 기획전은 수필과 그림의 만남을 주제로 10명의 화가와 60명의 수필가가 참가했다. 윤재천씨의 글에 그림(사진)을 붙인 마광수씨, 시인 겸 미술가인 장윤우씨 등 출품. 031-779-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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