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에는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재벌 2세 등 전통 흥행코드가 듬뿍 들어있다. 여기에 '인기 가수 캐스팅'이란 비장의 카드도 갖추고 출발한다. 4인조 여성 보컬 쥬얼리의 박정아가 첼리스트를 꿈꾸는 여주인공을 맡았다. '풀하우스'(KBS)의 비를 비롯해 '황태자의 첫사랑'(MBC)의 성유리, '구미호외전'(KBS)의 전진, '형수님은 열아홉'(SBS)의 윤계상 등 최근의 가수 캐스팅 붐을 잇는 사례다,
"가수로 첫 무대에 오를 때처럼 떨려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릴 지경이다." 촬영장에서 만난 박정아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극 중 역할을 위해 목소리도 크게 내지 않고 치마도 자주 입는 등 내 안의 여성성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가…'에서 박정아가 맡은 인혜는 지훈(고수 분)과 지훈의 친구인 석현(배수빈 분)의 사랑을 함께 받으며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역. 지훈을 사랑하는 또 다른 여주인공 정우(박예진 분)는 인혜와 이란성 쌍둥이다. 불같은 사랑을 나눴던 이들의 부모가 결혼도 못한 채 헤어진 뒤 인혜는 아버지와, 정우는 어머니와 살게 되면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자란다.
또 인혜와 결혼하게 되는 석현은 알고보니 호텔 재벌회장의 사생아. 복싱경기 도중 숨진 지훈의 아버지가 실은 인혜 아버지의 주먹을 맞고 쓰러졌다는 '죽음의 비밀'도 숨어 있다. 최PD는 "이런 흥행코드들이 드라마 전개에 중요한 줄기는 아니다"라며 "주인공들의 성장사를 보이기 위한 배경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요조숙녀'(SBS) 이후 1년여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고수는 "사랑과 배신을 통해 강한 남자로 변신하는 과정을 잘 표현해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