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말라리아약 북한 보내놓고 "약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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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기도 파주군 근처에 살고 있는 주부다.

이 지역에 말라리아 비상이 걸려 가족들에게 예방백신을 맞히기 위해 병원과 보건소에 여러차례 문의했으나 "약이 없어 말라리아 예방접종은 할 수 없다. 뇌염 예방주사나 맞으라" 는 답변만 들었다.

그런데 며칠 전 정부가 대량의 말라리아 예방약을 북한에 보낸다는 뉴스를 들었다. 기가 막혔다. 그 약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세금을 낸 것은 우리 국민들인데 실제로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 문제는 뒷전으로 돌리고 북한에 선심쓰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각종 언론매체가 말라리아의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보건소의 대책은 고작 "아이를 밖에 내보내지 말고 긴 옷을 입혀라" 는 것이다.

집이 산 밑에 있어 모기와 비슷한 하루살이만 봐도 겁이 덜컥 난다.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북한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런 일을 겪으면 정부가 너무 상대방의 눈치만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북 지원은 좋지만 앞으론 우선순위를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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