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나형’ 선택자 교차지원 신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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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대학이 우수 학생을 조기에 선발하기 위해 수시모집 인원을 더욱 늘리면서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지난해보다 6429명이 감소한 15만7567명을 선발한다. 정시모집 인원은 감소했지만, 올해 수능 응시자는 63만8216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8741명이 증가했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 반영 비율이 높아 올해 정시모집 경쟁은 유례 없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수능이 지난해에 비해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 수능 이외에 다른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다.

◆수능 반영 비율 높다=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 성적과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능의 비중을 높였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기 위해 대학별로 모집 인원의 30~70%를 수능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는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을 실시한다.

가군에서는 가톨릭대·경희대·서울시립대 등이 모집인원의 50%를 수능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고,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는 70%를 우선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단국대·서강대·중앙대 등이, 다군에서는 단국대·상지대 등이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의 경우 대부분 언어·수리·외국어·탐구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본인의 수능 성적을 분석해 군별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교차지원 신중해야=올해에도 자연계열 중하위권 학생들 위주로 수리 영역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수리 나형 응시자 비율은 전체 수리 영역 응시자 중 76.6%였으나, 올해는 77.1%로 0.5%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위권 및 중하위권 대학들이 자연계열에서 수리 가형과 나형을 모두 지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따라 수리 가형과 나형을 모두 반영하는 교차지원 허용 대학의 경쟁률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수능 성적 발표 결과 수리 가형과 나형의 점수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수리 나형 선택자들은 교차지원 때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수리 가형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54점, 수리 나형 만점자는 158점으로 나형 선택자가 4점 높았으나, 올해는 142점으로 같게 나타났다. 수리 나형이 예년보다 쉽게 출제돼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따라 수리 나형 선택자 중 자연계열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각 대학의 수리 영역의 반영 비율 및 수리 가형의 가산점 정도를 확인한 뒤 유불리를 따져 지원해야 한다.

일부 대학들이 모집 시기를 변경한 것도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특히 다군에 지원할 만한 중상위권 대학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부터 한국외대가 다군을 폐지하기로 해 건국대·홍익대·숭실대 등 중위권 대학의 다군 경쟁률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다군에 신설되는 중앙대 경영학부의 경쟁률도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국대·단국대·세종대·연세대·한국외대(용인)·한양대(안산)·부산대 등이 올해 일부 학부제 모집단위를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한 것도 유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모집단위별 경쟁률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과별 모집의 경우 학부 모집보다 상대적으로 모집 인원이 적으므로 수험생들의 막판 눈치작전이 심해질 전망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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