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변별력 떨어져 탐구가 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2010학년도 각 대학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 비중이 지난해보다 훨씬 커졌다. 대부분 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학생부와 수능 성적으로 전형을 실시하며, 특히 모집단위별 정원의 일부를 수능 성적으로 우선 선발하는 대학도 크게 늘어났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만 모집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전형에서는 면접을 폐지했다.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능 상위권 수험생과 재수생들은 주요 대학들의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이란 모집단위별 정원의 30~70%를 수능 점수로만 선발한 뒤 나머지 정원은 학생부와 수능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올해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이 수능 우선 선발 전형 비율을 50%에서 70%로 확대했다. 서강대는 50%에서 60%로 늘렸다. 경희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 등도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은 대부분 언어·수리·외국어·탐구 등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은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려 높은 합격선을 보이기 때문에 지원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 우수자들은 모집 인원 전체를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수능 100% 전형도 도전해볼 만하다. 수능 100% 전형은 대학들이 최대 모집 시기가 아닌 때에 수능 성적 우수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만든 전형이다. 따라서 타 모집군에 비해 모집 인원이 적으며, 수능 우선 선발 전형과 마찬가지로 수능 성적이 탁월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고 합격선도 높다. 건국대·경희대·숙명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등이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특정 영역만을 반영해 선발하는 전형도 있다. 수능 영역별 성적이 고르지 않고, 일부 영역 성적이 특히 우수한 학생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여대·성신여대·숙명여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이 모집군에 따라 2~3개 영역을 반영한다. 건양대·관동대·인제대(의학계열) 등은 수리·외국어·탐구 등 3개 영역을 반영해 선발한다. 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은 필수 두 과목과 선택 한 과목을 반영하는 ‘2+1’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특정 영역 우수자 전형에서 자연계열은 대체로 수리·탐구 영역이나 수리·외국어 영역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인문계열은 주로 언어·외국어 영역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수능 일부 영역만을 반영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험생의 부담이 적어지긴 하지만 영역별 성적 우수자가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높은 경쟁률에 유의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 응시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해 각 대학 합격선이 대체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백분위 성적 동점자가 늘어나고 모집단위별 경쟁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됨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 사이의 변별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상위권 입시에서는 탐구영역의 고득점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올해 수시모집에서 중복 합격으로 인한 이탈자로 생긴 결원이 정시모집으로 넘어와 정시모집 정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