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보다 단단한 ‘수퍼 섬유’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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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철강 대체재로 활용되는 수퍼 섬유, 입는 사람의 건강까지 점검해 주는 스마트 섬유….

미래형 소재로 주목받는 신섬유 산업이 집중 육성된다. 1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침체에 빠진 섬유산업을 살리고, 신소재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퍼·스마트·친환경·나노 섬유 등 4개 분야의 기술 개발을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섬유 업계는 2020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해 110개 과제를 육성하자는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지경부는 이를 참고해 기술 개발 우선순위 등을 정한 뒤, 내년 1분기 중 연구개발(R&D) 과제를 중심으로 한 신섬유 개발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1970~80년대 ‘수출 효자’ 업종이었던 섬유 산업은 87년 단일 업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점점 인건비가 올라가고 개발도상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최근 들어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탄소·아라미드 섬유 등 이른바 ‘수퍼 섬유’는 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섬유다. 지경부에 따르면 철을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무게를 30% 정도 줄일 수 있어 항공기·자동차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도가 높으면서 유연성도 좋아 방탄복, 자동차 브레이크 등에 사용된다.

스마트 섬유에는 전기가 통하는 실인 ‘전도사’, 정보기술(IT)과 섬유를 결합해 입는 사람의 건강을 체크해 주는 기능성 섬유 등이 포함된다. 유기농·생분해·천연·재생가능 섬유 등 친환경 섬유와 수소전지 분리막, 의료용 등으로 사용되는 나노 섬유도 유망한 분야다.

지경부 장석구 미래생활섬유과장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섬유 산업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해 신섬유 분야를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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