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 배우는 중국인 여대생 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경산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중인 리자(李佳.22.여). 화교나 조선족과 달리 보기 드물게 학부과정을 밟고 있는 순수 중국인이다.

리자는 중국 베이징(北京)제2외국어대에 다니다 교환학생으로 입국해 귀국을 포기하고 한국을 더 배우겠다며 주저앉았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제2외대서 조선어학과 2학년 1학기를 마친 리자는 1998년 자매결연을 맺은 부산 신라대 국어교육학과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왔다.

다른 전공과 달리 조선어학과는 2년 과정이어서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면서 대학 졸업장을 받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외국인으로 학부편입이 가능한 대학을 찾다가 지난해 3월 경산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1년간 한국에 머물면서 경제발전과 깨끗함에 반해 더 있기로 했습니다. 그 나라를 알려면 우선 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서 국어국문학을 택했어요. "

아직도 조금 서툰 한국 말씨의 그는 "한국어는 된소리 등 발음이 다양하고 받침.존댓말.어미.조사 등 문법이 어렵다" 고 털어놓았다.

리자는 88년 올림픽 개최지로 한국을 처음 알게 됐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했다는 정도로 막연히 한국을 알고 있었다.

중국과 수교해 더 가까워진 한국을 공부하고 싶어 조선어학과를 지망했다.

리자는 "입학 당시인 96년 베이징대 등 베이징의 유명대학 조선어학과들의 인기가 대단했다" 며 중국 학생들의 관심을 전했다.

경제발전과 함께 베이징에 비해 오염이 덜한 공기와 깨끗한 도시가 마음을 끌었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조금 엄숙한 분위기의 중국 대학생들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로웠다.

반면 중국 대학생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주량의 대학 술문화는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종주국인 중국보다 예의범절 등 유교문화가 더 엄격하게 남아 있는 것도 의외였다.

안정효의 소설 '하얀 전쟁' 을 좋아한다는 리자는 대학 졸업후엔 대학원에 진학, 한국문학을 계속 공부할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통이 돼 한국과 중국간 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

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