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편리한 은행’ 앞세워 7조 자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전북은행이 10일 본점 강당에서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을 쫓아 몸집 불리기 외형경쟁에 치중하면 지방은행으로서 가랑이가 찢어 집니다.오히려 다른 길을 찾아 차별화 하려는 ‘거꾸로 전략’에 살 길이 있습니다.”

10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전북은행의 홍성주(68·사진)행장은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한 내실경영을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행장은 벤치마킹 모델로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Santander Bank)을 들었다. 중소도시의 지역 은행으로 출발한 산탄데르는 소매금융 특화전략으로 20년 만에 유럽 최대, 세계 6대 은행으로 발돋움해 세계 금융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편리한 은행(Korea’s Most Convient Bank)’이 우리가 내세우는 최고의 영업전략 입니다. 가정주부·저신용자 등도 어렵지 않게 돈을 빌릴 수 있고, 대출때 보증인이나 인감도장이 필요 없도록 문턱을 크게 낮췄습니다. 또 지역적인 한계를 탈피해 서해안권 거점 금융기관으로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2001년 취임해 9년째 전북은행을 이끌고 있는 홍 행장은 수익구조를 크게 개선해 경영을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직전 자본금은 마이너스 430억원의 잠식 상태였지만 현재는 1800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연간 이익금은 60억원에서 10배 가까이(9월말 현재 457억원)이 늘었다. 여신계수(대출 금액)는 1조 6000억원에서 4조 6000억원으로 3배나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은 외환위기 이후 주요은행들이 잇따라 인수합병되거나 퇴출 당하는 가운데 전북은행은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영업실적을 꾸준히 올리고 순이익을 낸 것이라 더욱 돋보인다.

전북은행은 사회적 책임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매년 당기 순이익의 15~20%를 문화·체육·예술활동 지원과 장학금 기탁 등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또 직원봉사단을 구성해 환경보호 활동과 소년소녀 가장,홀로사는 노인 돕기, 결식아동 후원 등 소외계층 챙기는데 앞장을 서고 있다.

홍 행장은 올해 포브스 코리아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중앙일보가 후원하는 ‘2009 대한민국 글로벌 CEO’에 선정되었다. 또 ‘존경받는 CEO 대상’‘서비스 만족 대상’‘가장 신뢰받는 기업상’등을 수상했다.

◆자산 7조원 돌파=전북은행은 1969년 토착자본으로 지역경제를 견인하자는 취지로 ‘도민 1인 1주 갖기 운동’을 통해 자본금 2억원, 직원 66명으로 출범했다.

2009년 9월말 현재 총 자산 7조 1377억원, 자본금 2668억원, 임직원 1100여명에 83개의 점포망을 갖춘 지역의 대표적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국내 은행중 최고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14.15%로 국내 금융기관중 상위 수준이다. 9월말 현재 올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275억원이 늘어난 631억원으로 창립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