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안구 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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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5년전부터 밝은 곳에 나가면 오른쪽 눈에 거미줄 같은 것이 어른거립니다.

안과의사가 큰 병은 아니라고 해서 그냥 지냈는데 최근 왼쪽 눈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요. 또 오른쪽 눈은 증상이 심해져 이젠 실내에서도 어른거립니다. (경남 진주 43세 P)

<답> P씨 증상은 비문증(飛蚊症)때문인 것 같네요. 이 병은 말 그대로 눈에 모기같은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아른거리는 병이에요.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초자체가 혼탁해지기 때문입니다.

초자체란 안구(眼球)중앙을 대부분 차지하는 투명한 젤리같은 액체인데 노화와 더불어 성분이 변해 투명도가 떨어질 수 있거든요.

그 결과 빛이 혼탁해진 초자체를 통과하면서 망막에 그림자를 만들기 때문에 환자는 이 그림자를 까만점이나 벌레.실타래 등으로 느끼게 되는 거죠. 물론 밝은 곳에서 증상이 더 심해요.

흰색 종이를 눈앞에 대고 어른거리는 거미줄 같은 것들의 갯수나 범위를 세어 본 적이 있나요?

노화와 더불어 초자체 혼탁이 진행되면서 어른거리는 물체가 서서히 많아질 수 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숫자나 범위가 커질 땐 질병때문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눈의 망막이 갑자기 떨어져 나가는 망막박리.당뇨병성 망막증.포도막염 등의 안과 질환도 출혈로 인해 초자체를 혼탁시켜 비문증이 나타나거든요. 물론 이럴 땐 서둘러 안과에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비문증 자체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진 않지만 신경이 쓰이지요.

하지만 현재까지 혼탁을 줄여주는 약은 없고 수술치료는 큰 수술이라 망막박리 등 달리 동반되는 병이 없는 한 안하기 때문에 현상태에서 적응하는 게 좋습니다.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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