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 8명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6대 국회의 첫 국회의장(임기2년)을 노리는 당선자는 8명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에선 이만섭(李萬燮).김영배(金令培)고문, 조순형(趙舜衡)의원, 김원기(金元基)당선자가, 한나라당에선 박관용(朴寬用).김영구(金榮龜)부총재, 서청원(徐淸源).현경대(玄敬大)의원이 도전한다.

다만 김원기 당선자는 "9월의 당 최고위원 경선출마도 검토 중" 이며, 조순형 의원은 "의장후보 선출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최종결심을 미뤘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의장후보를 경선으로 뽑는다.

당내 예비선거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는 의장후보 경선요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추대쪽을 선호하는 편. '

최다선(9선)인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나 이한동(李漢東.6선)총재는 "국회의장직에 전혀 관심이 없다" 고 밝혔다.

예비후보 8명의 비전과 소신을 들어 봤다.

◇ "국회문화 바꾸겠다" 〓역대 국회의장들이 입법부 수장의 위상에 걸맞은 정치적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모두 했다.

민주당 김영배 고문은 "여야 협상과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 고 다짐했고, 조순형 의원은 "국회의장이 집권당 총재인 대통령과 야당 총재를 수시로 만나 절충점을 찾아내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관용 부총재는 "대통령.야당총재와 함께 국정의 한 축이 되겠다" 고 말했고, 서청원 의원은 "야당 출신이 의장이 되면 날치기 법안통과 같은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고 주장했다.

김영구 부총재는 "본인의 의사와 상충하는 당론을 국회에서 처리하라고 강요받았을 때 제일 괴로웠다" 며 국회 개혁을 약속했다.

현경대 의원은 "소수정파의 물리력에 의한 의사방해가 일어나지 않게 사전에 조정력을 발휘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 정당으로부터 독립추구〓국회 자율성을 해치는 과도한 정당정치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만섭 고문과 김영구 부총재는 "입법부 독립을 위해선 의장이 당을 떠나야 한다" 며 당적(黨籍)이탈을 주장했다.

김원기 당선자 등 대부분은 "당명만 충실히 따르는 의장은 곤란하다" 며 당적이탈의 의미를 인정했다.

그러나 "당적이탈이 국회의장 독립의 본질은 아니다" (조순형.현경대)는 지적도 나왔다.

당론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자유투표(크로스 보팅)에 대해선 중요성을 인정했지만 정도의 차가 있었다.

김영배 고문은 "국가적 차원의 주요 문제에선 당론이 더 중요하다" 고 말했고, 서청원 의원은 "자유투표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전영기.최상연.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