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뉴타운 홍수걱정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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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호우 때마다 중랑천 물이 넘쳐 불안했던 서울 중랑구 중화.묵동 일대가 '늘 물이 흘러 쾌적한'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와 중랑구는 15일 이 일대 15만4000평을 오는 2012년까지 첨단 치수(治水)지역으로 개발하는 '중화 뉴타운 개발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 수혜 누리는 생활중심지=중화.묵동 지역은 하수관보다 낮은 곳에 있는 반지하 주택이 많아 3년 전 3900가구가 물에 잠기는 등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피해가 났던 곳. 이런 '수해(水害)' 지역을 '수혜(水惠)'지역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개발계획의 골자다.

이를 위해 집중 호우시 넘치는 빗물을 분산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예를 들어 길이 1.5㎞, 폭 1m 규모로 만들 가로공원의 시내는 평소 지하철 7호선 중화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공급받아 물을 흘리지만 우기 때는 빗물을 저장하는 저류시설로 이용된다. 아파트단지 곳곳엔 저류 녹지와 지상.지하 저류조 및 침투 배수로 등을 설치해 집중호우 때 빗물을 저장했다가 재활용한다. 또 단지 내 마당 등에 물길, 생태연못, 분수대 등 다양한 '물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밀집돼 불법주차로 골머리를 앓던 주거단지는 아파트 단지로 바뀐다. 1만가구 가운데 6610가구는 원주민과 고급 주택 수요자를 위해 중.대형 주택으로, 나머지 339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짓는다. 주거지 주변에는 7.5㎞의 숲이 우거진 순환형 보행로와 6㎞의 자전거도로를 만든다. 근린공원 2곳, 어린이공원 6곳 등 녹지를 늘려 현재 0.7%에 불과한 공원녹지 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 주변지역도 연계 개발=서울시는 중앙선과 이문선 철도 사이에 위치한 중화2동 일대 7만8000평도 '중화 뉴타운'에 편입할 계획이다. 소음 방지를 위해 철로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그 위에 인공 정원이나 노천 카페 등을 설치하며 철로 주변에 대형 할인점과 쇼핑센터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중화 뉴타운 북쪽 묵2동 10만7000평도 뉴타운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다세대주택 거주자와 상가 주민을 중심으로 중화 뉴타운 대상지 거주민 가운데 40%가량이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반대 주민들은 "다세대주택 중 노후주택은 23%에 불과해 개발이 필요 없다"며 "개발을 밀어붙일 경우 임대 보증금이나 상가 권리금을 떼이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반대 주민들도 포함한 추진위원회를 재구성해 다음달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11월까지 세부계획을 수립해 12월 개발기본계획을 확정,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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