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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원더걸스’라고 불러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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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어메이징 걸스’ 멤버들이 원더걸스의 히트곡 ‘노바디’의 안무를 따라 하고 있다.

“‘노바디’는 최고의 명곡이에요. 미국 팝 음악보다 더 매력적이에요.”

인터뷰 내내 깔깔대는 여섯 명의 필리핀 여대생들. 필리핀판 ‘원더걸스’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학생 댄스 그룹 ‘어메이징 걸스(Amazing Girls)’다. 2007년 결성돼 필리핀 내 각종 문화 행사 때마다 초대 가수로 무대에 오른다. 직업 가수는 아니지만 모두가 한국의 대중음악을 듣고 춤을 따라 하는 게 주된 일상인 한국 문화 마니아다.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아비(19)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필리핀의 보아’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폭발력 있는 가창력과 완벽한 댄스가 돋보여 가수 데뷔를 권유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어메이징 걸스에서도 보컬을 맡고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한국 가수들을 좋아했어요. 한국에서 활동중인 필리핀 출신의 산다라 박은 제 영웅이었죠. 하루 종일 춤 연습만 한 날도 많아요.”(아비)

어메이징 걸스는 아비가 보컬을 맡고 나머지 다섯 멤버가 댄스로 뒤를 받친다. 원더걸스의 ‘노바디’ ‘소 핫(so hot)’ ‘텔 미(tell me)’ 등이 주요 레퍼토리다. 이들은 역할 분담이 실제 원더걸스와 똑같고 서로 원더걸스 멤버의 이름으로 부른다. 원더걸스의 예은은 제인(20), 선미는 칼라(18), 선혜는 베티(18), 유빈은 라세마리(20), 소희는 아이로(23)가 맡았다.

아비를 제외한 5명은 모두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성결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음악이 좋아 자연스레 한국어를 전공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어메이징 걸스는 지난달 27일 필리핀 국립극장에서 열린 ‘한국-필리핀 수교 60주년 콘서트’무대에 올랐다. “꼭 한번이라도 원더걸스를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요. 그 동안 연습했던 ‘노바디’춤을 원더걸스 앞에서 춘다면 얼마나 꿈만 같을까요.”(제인)

마닐라=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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