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가 잘르긴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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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러시아의 저명 자유주의 작가이자 환경운동가로 문예지 '노브이 미르' (신세계)의 편집장을 지냈던 세르게이 잘르긴이 19일 사망했다.

86세. 페레스트로이카를 상징하는 문인의 한 명인 잘르긴은 1986년 '노브이 미르' 지 편집장에 임명된 뒤 당시까지 소련 당국이 출판을 금지했던 노벨상 수상 시인 조지프 브로드스키의 작품들과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를 '노브이 미르' 를 통해 출판했다.

그는 '폭풍 이후' (포슬레 부리)등의 소설을 발표했으나 70년대 말 이후 작품활동보다 작가의 권리와 집필환경, 생명운동 등에 열중해 소련 당국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소련 반체제 작가의 상징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를 출간한 트바르도프스키의 발탁으로 '노브이 미르' 에서 활동한 잘르긴은 솔제니친과 교분이 두터웠으며 90년 이후엔 그의 러시아 귀환을 끈질기게 설득, 이를 실현하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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