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목민심서" 다음달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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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방송사의 사극 바람이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으로까지 번졌다. KBS가 MBC의 인기 월.화사극 '허준' 에 대적할 인물로 다음달 1일부터 정약용을 내세운다.

경쟁사들과의 드라마 대결에서 힘이 부치자 KBS는 "그래도 사극" 이라며 최근의 사극인기에 편승하기로 했다. 총선 등 정치시즌과 맞물려 시대적 사표(師表)를 찾던 중 한국 사상사의 거봉 다산을 떠올렸다. 게다가 주말사극 '태조왕건' 의 인기가 조기에 정착 단계에 접어들자 인물 드라마에 자신감이 붙었다.

일일드라마로 선보일 '소설 목민심서' 는 단순히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허구를 많이 드러내던 기존의 사극과 달리 역사적 사실에 좀더 충실하다.

그래서 제작진도 드라마국이 아니라 교양프로그램을 담당하던 TV1국 출신들로 구성된다. '역사스페셜' 의 남성우 주간이 기획자. 남주간은 "매회 당시의 사회상 등을 별도로 소개하는 코너 등을 통해 '정보로서의 역사' 에 치중하겠다" 고 밝혔다. 일종의 '다큐드라마' 인 셈이다.

정약용은 조선시대 정조와 순조에 걸쳐 활동한 인물. 1800년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시작, 유배 18년 동안 '목민심서' (1818년) 등 수많은 저작을 내며 당시의 성리학적 세계관 속에서 대안적 세계관을 모색했던 선각자였다. 문학.철학.법사상.토지제도 등 학문적 변경 또한 쉽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다.

드라마 '소설 목민심서' 는 황인경의 동명소설이 원작. 현재 '소설 목민심서' 를 쓰고 있는 주인공이 역사 속의 정약용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탤런트 이진우가 현재의 소설가와 과거의 정약용으로 1인2역을 맡는다. 이밖에 김규철.김흥기.전무송 등이 출연한다. 한형진 PD 등 연출자 5명이 제작팀을 꾸려 나간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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