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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염 진단에 '아이폰' 유용 입증

중앙일보

입력

애플 '아이폰'으로 전송한 단층촬영(CT) 영상만으로도 정확한 맹장염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옴니아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건강진단이 가능한 '유비쿼터스(U) 헬스케어‘의 도구임이 입증된 것이다. 기존 휴대폰으로 CT사진을 전송하면 화면이 깨져 판독이 어려웠다.

미국영상의학 저널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북미영상의학회(RSNA) 연차학술대회에서 미국 버지니아의대 의료진은 아이폰을 이용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전송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학 의료진은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심한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촬영한 복부 및 골반 CT 영상을 아이폰과 오시릭스(Osirix) 영상 프로그램을 이용, 다른 곳에 있는 다섯 명의 영상의학 전문의에게 보내 맹장염 여부를 판독케 했다. 그 결과 환자 25명 중 15명이 맹장염 판정을 받았고 이들에 대한 판정 중 맹장염이 아니라고 판독한 의사는 1명에 불과했다.

특히 맹장의 석회화가 진행 중인 8명에 대한 판독의 정확성은 88%에 이르렀고 염증 반응에 대한 판독 정확성은 96%에 달했다.

이번 실험에 공동 참여한 좁스홉킨스대 의대 신경영상의학과 아심 코드리 박사는 “전송된 영상은 화면 깨짐 없이 제대로 보내졌고 이를 받아본 의료진이 확대, 밝기, 대비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실제의 이미지를 보는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은 기존의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통한 전송 시 영상의 밝기나 깨짐 등의 현상으로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했으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으로는 화면 깨짐 현상이나 영상의 밝기 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코드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휴대전화를 통해 환자의 진단 정보를 전송받아 장파열 위험이나 수술 후 입원 기간, 합병증을 줄이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무선 전송 기술을 통해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등 U헬스케어의 유용성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몸의 이상증세를 체크하고 의심 질환을 확인한 뒤 빠른 내원으로 원스톱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곧 활짝 열릴 전망이다.

고려대 미래도시유헬스케어 사업단 박길홍 단장은 “선진국에선 이미 U헬스케어를 통한 첨단 의료가 급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며 “U헬스케어는 환자와 의사의 진료 편의성 증대뿐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간접 의료비용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및 조기 검진 등에 휴대전화 등의 IT 기술 결합은 고효율·저비용의 의료 서비스 진화에 상당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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