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아이리스’ 김승우 머리, 뻗칠 일 없어 편하겠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2면

겨울엔 긴 머리 스타일이 불편하다. 찬 바람을 막으려면 코트나 점퍼 칼라를 세워야 하고 머플러도 둘러야 한다. 이때 뒷머리카락이 길면 칼라 높이 또는 머플러 두께에 밀려서 머리 스타일은 ‘반드시’ 밖으로 뻗친다. 하루 종일 터틀 네크(흔히 ‘목 폴라’라고 부르는 형태로 목 부분을 한 번 접어 입는 디자인) 스웨터를 입고 있는 날엔 그 뻗침 정도가 더 심해진다(물론 목이 아주 길면 예외지만). 머리카락이 계속 스웨터에 닿아서 신경도 예민해지기 쉽다. 그렇다고 뒷머리카락만 싹뚝 잘라버리면 머리 모양은 우스워진다. 이럴 땐, 아예 쇼트커트 스타일을 해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쇼트커트? 군대 시절로 돌아가라는 얘기는 아니다. ‘바리깡’으로 쓱쓱 밀어버리는 개성 없는 ‘스포츠 스타일’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제일 좋은 예는, 5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섹시남’으로 꼽히는 조지 클루니의 머리 모양이다. 요즘 눈에 띄는 인물로는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하는 김영철과 김승우(사진)를 들 수 있다. 곧 개봉하는 영화 ‘솔로이스트’의 주인공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좋은 예다.

예로 든 인물의 외모나 캐릭터에서 예상했겠지만 이런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의 장점은 카리스마와 멋을 겸비한 인상을 연출한다는 점이다. 고원미용실의 헤어 디자이너 태민씨는 그 이유를 “이목구비가 또렷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는 사람은 대충 ‘짧고 시원하게’ 자른 머리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두상·이마·구레나룻·턱·목덜미 선까지 고려해 정교하게 다듬어야 완성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덕분에 머리 모양 만들기가 어려운 곱슬머리나 얼굴이 큰 사람에게도 잘 어울린다. 태민씨의 말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길이는 3~6cm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앞·뒷머리가 3cm, 옆머리가 4cm, 윗머리가 6cm다. 그러니까 동일하게 짧아보여도 예쁜 웨딩 부케를 만들 듯 조금씩 길이가 다르게 다듬어서 만들어지는 머리 모양이다. 물론 아침마다 왁스를 이용해 옆머리는 바싹 붙이고, 앞과 윗머리는 슬쩍 빗어주는 손질법이 뒷받침돼야 더 멋있게 보인다.

올겨울 멋쟁이로 보이려면 쇼트커트 머리에 따뜻해 보이는 머플러를 둘러서 ‘냉정과 열정’을 겸비한 남자가 돼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끔 면도를 게을리하더라도 멋져 보이니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서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